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세계 자동차 산업, 재고 늘어 공장폐쇄·가동중단…

'상생 모델' 도요타도 인력 감축


세계 자동차 산업 어떻기에…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자리에 오른 일본의 도요타는 지난 1월 비정규직 4,5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상생경영의 '영원한' 모델로 인식돼온 도요타의 인력 감축은 1950년 이후 처음이다. 감원은 판매량 하락과 감산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원인. 도요타는 오는 3월 결산에서 약 4,000억엔가량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됐다. 도요타의 영업적자는 1937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세계 자동차 산업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넘쳐나는 재고에 공장을 폐쇄하거나 가동을 줄이고 감원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1월 미국 자동차 시장의 판매 대수는 65만5,000여대에 불과했다. 27년 이래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아무리 못 팔아도 월 100만대는 팔린다'는 미국이지만 지난해 9월 이후 한번도 월간 실적이 100만대를 넘어선 적이 없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수요는 지난해보다 13%나 줄어든 1,15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유럽의 1월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 줄었다. 올 전체 시장규모도 1,490만대로 지난해보다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년 두자릿수의 성장을 해오던 중국의 자동차 시장 역시 지난해 6.7% 성장에 그친 데 이어 올해는 0.7%로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관측됐다. 인도ㆍ러시아ㆍ브라질 등 거대 신흥시장들은 마이너스 성장으로 반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철묵 KARI 시장연구팀 연구위원은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 수요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어든 5,940만대로 추산되지만 최근의 경기흐름을 감안하면 예상치는 더욱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자동차 판매 부진은 완성차 업체들의 감산과 감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17일 구조조정 계획안을 미국 정부에 제출하고 216억달러의 자금지원을 요청한 GM과 크라이슬러는 각각 자구안을 발표했다. GM은 전세계 공장에서 4만7,000여명을 감원하는 한편 2012년까지 미국 내 공장 5개를 폐쇄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라이슬러 역시 3,000명 추가 감원과 자동차 모델 3개의 생산 중단, 3억달러 규모의 자산매각 등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포드는 2012년까지 북미 16개 공장을 폐쇄해 120만대의 설비를 삭감하고 2010년까지 정규직 10%를 감원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의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저널이 사설에서 "GM과 크라이슬러가 자구책을 제출했지만 이들 자동차사가 재정적으로 회생할 수 있는 계획을 보여주지 못했다. 갈수록 파산이 가장 덜 고통스러운 선택으로 보인다"고 했을 정도다. 일본 완성차 업체의 형편도 다르지 않다. 카를로스 곤 일본 닛산 사장은 최근 "최악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며 2010년 3월까지 전세계에서 추가로 2만명(일본 1만2,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혼다는 이달 말까지 비정규직 4,310명 전원을 줄이는 데 이어 정규직 축소에도 나설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이 지난해 독일공장 계약직의 20%인 2만5,000명을 줄였으며 BMW는 정규직 8,100명과 비정규직 5,000명을 정리해고하는 등 인력 감축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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