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주요 기업의 취업문이 지난해보다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채용 시즌이 다가왔지만 주요 기업 두 곳 가운데 한 곳만이 올해 직원 채용계획을 확정했으며, 채용규모도 지난해보다 8% 가까이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9일 주요 상장기업 561개 업체를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동향을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 가운데 49.7%인 279개사만 하반기 대졸 신입 및 경력사원을 뽑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동일한 조사에서 61.5%의 기업이 채용하겠다고 답한 데 비하면 11.8%포인트나 줄어든 수치다. 반면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했거나(30.1%) 채용계획이 없다(20.2%)고 밝힌 기업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7%포인트, 7.1%포인트 늘어났다. 불확실한 경기전망과 내수부진 등의 우려로 기업들의 채용 부담이 커진 셈이다. 올 하반기에 사원을 뽑겠다고 답한 기업들이 예상하는 채용규모는 1만9,309명으로 지난해 이 회사들의 채용인력 2만953명보다 7.8%나 줄어들었다. 업종별로는 석유화학ㆍ제약ㆍ전기전자 등에서 업황부진 등으로 사원을 뽑지 않겠다는 기업이 늘면서 채용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물류운송, 자동차, 기계ㆍ철강ㆍ조선ㆍ중공업, 식음료, 금융 등은 주5일 근무제, 수출증가 등에 힘입어 채용규모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보다 중견ㆍ중소기업의 채용규모가 크게 줄어 기업규모별 채용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은 지난해보다 올 채용인력이 1.7%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21.0% 및 36.3%나 사람을 덜 뽑겠다고 답했다. 대기업은 업체당 평균 104명을 선발하겠다고 밝힌 데 반해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은 각각 평균 19명 및 7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채용예상 인력(공기업 제외)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83.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포인트나 더 높아질 전망이다. 또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채용계획 역시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경우 사원을 뽑기로 한 기업이 전체의 69.3%에 달하는 반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47.7% 및 37.6%만이 사원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유가ㆍ환율 등 경기변화에 민감한 중소기업들이 경기에 대한 부담감으로 직원 선발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광석 인크루트 대표는 “상당수를 차지한 채용 미정 기업과 중소기업들이 경기변화에 힘입어 채용을 늘리지 않을 경우 지난해보다 채용인력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