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퇴출 공포 확산" 코스닥 약세 지속

31개사 상장폐지 심사로 신뢰성 위기…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도 원인


코스닥시장이 대량퇴출 우려 등 신뢰상실로 부진한 흐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31일 증시에서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0.45% 하락한 515.74포인트로 마감하며 사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이날 현재 31개 코스닥업체가 상장폐지 심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퇴출공포가 확산됐다. 올 들어 이미 14개 코스닥기업의 상장폐지가 확정된 상태다. 코스닥시장의 부진은 거래소가 "감사보고서 제출마감일인 지난 23일까지 45개 코스닥업체가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기한을 지나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상장사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가 상장폐지 대상에 추가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코스닥시장의 부진은 유가증권시장에 비해서도 두드러지는데 코스닥지수는 3월 들어 1.72% 오르는 데 그쳐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6.16%)에 크게 못 미쳤다. 코스닥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것도 부담으로 지적됐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상장한 코스닥기업 764개사의 2009년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무려 69배에 달해 유가증권시장의 200대기업 중 같은 조건을 가진 165개사(16배)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시장의 부진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과 신뢰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다만 시장 전반의 리스크 선호도가 커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코스닥시장의 투자 메리트는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은 정보기술(IT) 등 경기 민감 업종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기업이익에 따른 밸류에이션 지표를 통한 설명이 적절하지는 않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에 따라 1ㆍ4분기 코스닥업체의 이익 모멘텀도 관심을 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 스타지수 30개사의 1ㆍ4분기 예상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148.5%로 유가증권시장의 100대 기업(46.8%)보다 훨씬 높았다. 감사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한 45개 한계기업의 총 시가총액도 전체 코스닥시장의 0.5%에 불과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동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기업의 업황이 개선되고 양호한 실적이 부각되면서 상대적 약세는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당분간 옥석가리기 차원에서의 종목별 차별화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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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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