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들의 휴대폰 보조금 위세가 최고 스펙(사양) 스마트폰들 마저 누르고 있다.
이달들어 국내 시장에 원칩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됐지만 예상했던 '원칩 돌풍'은 아직 불지 않고 있다. 갤럭시노트등 기존 강자의 기세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음달 갤럭시S3 판매를 앞두고 갤럭시 시리즈의 마케팅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최신 고사양 스마트폰들의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 원칩 LTE폰이 출시된 지 1~2주가 지났지만 아직 판매량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원칩 LTE폰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생각보다 미지근하다"며 "아직은 기존 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제조업체들이 원칩 LTE폰 출시 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출시 초기라도 해도 의외의 결과다. 이는 제조업체들의 공급량을 기준으로 한 판매량이 아닌 통신사를 통한 실제 개통량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컨설팅 업체인 애틀라스 리서치가 국내 이동통신 3사를 상대로 조사한 5월 둘째 주(5월10일~16일) 개통량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 16G(8만7,194대)가 1위를 차지했고 갤럭시S2 HD LTE(4만4,443대), 갤럭시S2(3만8,548대), 갤럭시 노트 32G(2만2,290대) 등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가 1~4위까지 휩쓸었다. 그 뒤는 LG전자 옵티머스 LTE(1만6,836대), 팬택 베가 LTE M(1만3,931대)와 베가 LTE EX(1만3,343대) 등의 순이다.
반면 5월 둘째 주 처음 선보인 팬택의 원칩 LTE폰 베가 레이서2는 2,066대가 개통되는데 그쳤다. LG전자 옵티머스 LTE2는 21일 출시돼 아직 개통량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역시 당분간 기존 판매 구도를 뒤집기에는 힘겨워 보인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는 LTE 단말기들의 판매 호조 속에 16G 제품 출시 이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갤럭시노트의 강세는 제품 인지도 뿐만 아니라 이통사들의 강력한 보조금 지원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음달 갤럭시S3 출시를 앞두고 밀어내기식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것. 실제 최근까지도 휴대폰 판매점들이 99만원 상당의 갤럭시노트(32G)가격을 40만~50만원 가량 할인해주고 LTE62요금제로 선택하면 추가로 50여만원의 요금할인(30개월)까지 적용해 소비자들은 단말기를 거의 공짜로 구입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최신 버전인 아이스크림샌드위치(ICS)와 S메모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스위트 업그레이드를 실시해 새로운 제품으로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애틀라스 리처시의 한규철 선임연구원은 "갤럭시노트는 30대 후반, 40대 초반 사용자들의 구매 비율이 높다"며 "갤럭시S3가 나오기 까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제조업체들도 마케팅 공세에 나서고 있는 만큼 앞으로 원칩 LTE폰의 반격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팬택과 LG전자는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신문, TV, 인터넷 등 미디어 마케팅은 물론 인기 드라마와 영화 등에 간접광고(PPLㆍProduct Placement)와 제품 로드쇼에 시동을 걸었다.
팬택 관계자는"아직 제품 출시 초기라 판매량을 거론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PPL를 위해 몇 곳과 협의 중으로 조만간 인기 드라마에서 베가 레이서2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다음달 중순까지 대학가, 오피스 밀집 지역, 놀이 동산 등 수도권 인구 밀집지역에서 9.5톤 대형 차량을 개조한 개방형 체험공간인 옵티머스 이동 체험관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