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 소송에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잇따라 승전보를 전하고 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배심원들의 일방적인 평결로 기가 꺾였다가 일본과 독일에서 연이어 승리함에 따라 향후 특허 소송에서 자신감을 갖고 반격에 나설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특허 소송과 함께 제품 혁신에 나서는 등 '투 트랙' 전략으로 애플을 압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21일 독일 만하임 법원의 판결로 삼성전자는 애플이 제기한 총 6건의 특허 소송에서 유보된 4건을 제외한 2건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같은 법원에 제기한 3건의 특허는 기각돼 사실상 무승부가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이번 건을 계기로 다시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특히 지난 20일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에 제출한 준비 서면을 통해 '아이폰5'를 대상으로 추가 특허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5가 예약 판매 첫날 200만대를 넘기는 등 순항할 조짐을 보이자 특허 소송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아이폰5에 대한 판매금지 신청도 제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법원 밖에서도 애플을 강하게 몰아붙이고 있다. 신문 광고를 통해 갤럭시S3가 아이폰5보다 뛰어나다며 비교 광고를 통해 "다음에 올 큰 놈(아이폰6)도 이미 갤럭시S3 안에 다 있다"며 강하게 몰아붙였다.
삼성전자의 반격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 이어 독일에서 사실상 승리함으로써 향후 소송에서 자신감을 찾고 전열을 재정비해 미국에서도 역전의 기회를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배심원 평결에 대한 불복 신청을 21일 제기하는 데 이어 오는 12월6일 1심 최종 판결에 대비해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방어 논리를 만드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향후 추가 소송 과정에서 핵심 기술인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특허로 애플을 공격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또 특허 소송과는 별도로 시장에서도 혁신 제품으로 애플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법적 대응과 함께 제품에 대한 공세를 병행할 경우 그 효과가 배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핵심 병기는 5월 말 출시한 갤럭시S3와 함께 조만간 출시될 예정인 '갤럭시 노트2'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3에 대한 마케팅 공세를 강화하는 한편 갤럭시 노트2 출시 시기를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아이폰5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오기 전에 선점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혁신 스마트폰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애플이 1~2년 주기로 단일 품목인 아이폰을 내놓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앞선 제조기술과 멀티 운영체제(OS) 전략을 기반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8 OS를 탑재한 최신 윈도폰인 '아티브 S(ATIV S)'도 그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