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극단 가교] '비내리는 고모령' 예술의 전당서 공연

극단 가교는 오는 15일부터 2월 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악극 「비내리는 고모령」의 막을 올린다. 순애 역의 김성녀를 비롯해 최주봉·윤문식·박인환·양재성·김진태 등이 열연할 이번 무대는 지난 93년 최초의 악극 「번지없는 주막」 이후 일곱번째 악극이다.자식과 남편과 부모 때문에 참고 또 참으며 불덩이 같이 뜨거운 눈물을 삼켜야 했던 우리 어머니들의 이야기. 「비 내리는 고모령」은 오직 하나 있는 아들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버려가며 헌신적인 사랑을 쏟아낸 주인공 순애의 가슴 아픈 인생살이가 관객들의 가슴을 때린다. 순애역을 맡은 김성녀의 구성진 노래와 연기가 돋보일 이 악극에서는 귀에 익은 흘러간 옛노래들이 귀를 끌어 당긴다. 박시춘 작곡의 「비내리는 고모령」「굳세어라 금순아」「가거라 슬픔이여」「이별의 부산정거장」, 그리고 「열 아홉 순정」「꽃마차」「사의 찬미」 등등. 분단과 가난이라는 질곡을 노래하며 눈물을 훔치며 그래도 미래에의 희망을 감추지 못하고. 악극 「비내리는 고모령」은 이렇듯 한판 씻김굿의 의미를 갖고 우리 앞으로 다가온다. 충청도 시골마을의 순박한 처녀인 순애는 유학생 재호와 사랑에 빠지고 혼례를 치르기도 전에 임신을 한다. 그러나 서울로 돌아간 재호는 다른 처녀와 혼담이 오가고, 순애는 점점 불러오는 배를 숨기지 못하던 중 임신 사실이 알려져 시집으로 쫓겨간다. 서럽고 혹독한 시집살이. 구박하는 남편과 본처가 원망스럽기도 하겠지만 순애는 핏덩이 아들을 돌보며 온갖 수모를 참아낸다. 그러나 전쟁과 가난 때문에 사랑하는 자식마저 양자로 떠나보내야 하니. 설상가상으로 폐인이 된 재호는 아들의 양부(의붓아버지)를 찾아가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낸다. 그러던 어느날 아들의 양부와 재호의 옥신각신 끝에 재호가 죽는다. 마침 함께 있던 순애는 아들의 앞날을 위해 양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살인죄까지 뒤집어 쓴다. 형기를 마치고 병든 몸으로 감옥을 나서는 순애. 눈은 펑펑 날리고 추운 겨울 장성한 아들과 순애는 극적으로 만난다. 그러나 만남의 쁨도 잠시, 순애는 그토록 보고프던 아들의 품에 안겨 영원한 이별의 길로 떠난다. 「비 내리는 고모령」은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며 새천년에도 우리 곁을 지켜줄 여러가지 미덕들을 남겨놓을 무대이다. 평일 오후4시·7시30분, 주말·휴일 오후3시·6시30분. 2만~4만원. 공연문의 (02)369-2913, 예매 (02)1588-7890. 문성진기자HN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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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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