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아베 총선 압승은 세계 환율전쟁 서곡?

HSBC "엔저 가속화로 내년 통화 혼란 가능성"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공명당 연립여당의 일본 중의원선거 압승이 내년 글로벌 환율전쟁을 알리는 서곡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글로벌은행 HSBC는 15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엔화가치의 하락이 혼란스러울 정도로 재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며 "이는 내년 전 세계의 통화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이날 보도했다.


지난 2012년 말 등장한 아베 2기 내각(1기는 2006년 9월~2007년 9월)은 재정·통화 확대정책의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경제부양의 도구로 삼아왔다. 천문학적 유동성을 시장에 투입시키는 이런 식의 정책은 아베 총리의 지난 2년 임기 동안 일본 증시를 70% 이상 끌어올렸다. 반면 이 기간 엔화가치는 50% 이상 하락했는데 전날 선거 승리로 이 같은 시장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에노 츠요시 NLI연구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베는 지금껏 주가 부양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이번 압승은) 주가상승 및 엔화약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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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는 엔저의 가속화가 자국 이익을 위해 이웃 나라를 빈곤하게 만드는 이른바 '근린궁핍화(beggar-thy-neighbour)'를 야기할 수 있고 이는 중국을 환율전쟁에 끌어들이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다른 지역의 통화가 혼란스런 상황에 접어들 경우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절하시킴으로써 환율전쟁에 참여할 뜻이 있음을 내비쳐왔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 같은 환율전쟁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침체와 맞물리면서 달러의 '나 홀로' 급등을 야기할 경우 막대한 달러 채무를 지고 있는 신흥시장이 급격하게 흔들리고 이는 "전 세계 경제의 몰락"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고 HSBC는 경고했다.

이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 및 전문가들은 아베 승리가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호의적 시선 대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더 많이 내놓고 있다. 이번 선거에 따른 엔저 전망이 일본 기업 이익증가로 이어져 주식시장에 호재로 인식될 것이라는 전문가 예상과 달리 일본 증시가 이날 1.5% 이상 떨어진 게 대표적인 예다.

문제는 현재까지의 아베노믹스 정책이 통화 및 증시를 요동치게 했을 뿐 실물경기의 호조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일본 대형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뜻하는 올 4·4분기 단칸지수는 이날 12를 기록해 전 분기 대비 1포인트 하락했고 전문가 기대치에도 못 미쳤다. @s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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