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미국 풍력발전 설비 시장에 진출한다. 삼성중공업은 20일 “미국 시엘로사와 2.5㎿급 풍력발전기 3기를 오는 2011년까지 텍사스주에 설치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풍력발전 관련 업체들이 대부분 국내 시장을 거쳐 해외로 진출하는 것과 달리 해외 시장에 먼저 진출한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삼성중공업은 풍력발전 설비공장조차 갖추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자체 개발한 모델만으로 투자의향서를 체결해 그동안 조선과 건설 부문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인정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영국의 엔지니어링 업체와 공동으로 2.5㎿급 풍력발전 설비를 개발해 이달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윈드 파워 2009’에 첫 선을 보였을 뿐 아직 생산공장도 확보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설비는 기존 미국 제품보다 발전효율이 10% 높고 내구성이 5년 긴 25년”이라며 “영구자석형 발전기를 달아 유지, 관리하기 쉬운 점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체결과 더불어 중장기 풍력발전 사업의 청사진도 밝혔다. 이 회사는 2010년까지 총 6,000억원을 투자해 2.5㎿급 육상용과 5㎿급 해상 풍력발전 설비를 연간200기 생산하기로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는 풍력발전 설비 매출 3조원(800기 생산)을 달성해 시장점유율을 10%대로 끌어올려 세계 7위권에 진입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를 위해 현재 4개팀 80명 수준인 풍력발전 설비 관련 인력을 2015년까지 1,000명 수준으로 늘리고 장기적으로 연간 1,600기까지 생산 가능한 조립공장 부지도 물색 할 방침이다. 또 지식경제부의 국책과제로 남동발전이 주관하는 ‘영흥 국산풍력 상용화단지’조성 사업에 2.5㎿급 제품을 현물로 출자하는 방식으로 국내 시장에도 진출하기로 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풍력발전은 초기 설치비용 외에는 추가 투입비용이 거의 없고 발전단가도 태양광 발전의 20%에 불과하다”며 “2020년에는 전세계 에너지 수요의 12%를 담당하고, 발전설비 시장 규모도 74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김징완 부회장은 “조선ㆍ건설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발휘해 미국 및 유럽의 상위 6개사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풍력발전 설비 사업에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며 “시장 진입 초기에는 2.5㎿급 육상 풍력발전 설비로 미국과 중국ㆍ인도 등을 공략하고 2015년부터는 발전효율이 높고 소음 측면에서 유리한 해상 풍력발전 설비로 아시아 및 유럽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