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이후에도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던 종합주가지수가 13일 개장 초반 하락세를 보이는 등 조정압력이 이전에 비해 확연하게 커진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이같은 주가 움직임에 대해 소비자 물가 등 주요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미국 증시의 엇갈린 움직임이 '브레이크 없는 상승세'를 유지해온 시장에대한 경계심리와 맞물려 일어난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시장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가더라도 중기는 물론, 단기 추세도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간주하며 매수후 보유전략의 유효성을 강조하고 있다.
◆ "실적발표까지 랠리..단기 1,200선까지" = 쉼없는 상승세가 수반할 수밖에없는 조정압력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증시 전문가들은 중.장기 추세로는 물론, 단기적으로도 여전히 상승여력이 남아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내 유동성의 증시 유입이나 경기추세가 아직 꺾이지 않은데다 최근의 증시 강세 배경에는 배럴당 70달러까지 치솟으며 세계 금융시장을 압박하던 고유가가 다소나마 해소되고 있는 점, 그리고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중남미 지역의 신흥 증시들이 동반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 등 '글로벌 요인'도 큰 축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이날 시황전망에서 이같은 요인들을 반영해 단기 종합주가지수 목표치를 1,170∼1,200선으로 제시했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시장의 구도가 자동차-조선업종 중심에서 정보기술(IT)과 증권업종으로 이전되는 현상에 대해 "업종별 견제와 균형을 통한 시장 전반의 레벨-업(Level-up)으로 판단된다"며 "단기 과열에 대한 부담이 발생하고 있지만 강세장에서는 부분적 과열을 업고 시장이 상승했다는 과거 경험을 상기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또 "3.4분기 실적발표전까지 랠리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IT주 다시 시장주도..'이등주'도 관심가져라 = 지수의 추가 상승에 대한 의문이 크게 낮아진 가운데 현재 시장의 최대 관심은 어느 종목을 선택해야 하는 것.
증시 전략가들은 과거부터 한국 증시의 주도 종목이었지만 IT경기의 부진으로한 동안 주춤했던 IT주들에 대한 관심을 본격화할 때가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의 상승 전환이 IT산업생산의 회복 가능성을 점치게 하고 있고 지난달 한국의 IT품목 수출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는 등펀더멘털의 개선 징후가 조금씩 엿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국의 최대 IT제품 수출처인 중국의 양호한 경제지표도 IT 강세전망에힘을 보태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신증권 김우재 연구원은 "한국의 IT수출중 국가별 비중이 가장 높은 중국의양호한 경제지표와 중국으로의 반도체 및 휴대전화 수출증가가 IT강세의 요인"이라고 진단하며 "D램 및 플래시 메모리 가격, LCD모니터 가격 하락이 둔화된 점도 IT기업의 수익성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60만원선 돌파에 나선 것과 함께 상승 분위기가 LG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그간 부진했던 '이등주'들에까지 확대되고 있는 점이 IT주 랠리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은 "업종 대표주와 더불어 '이등주'로까지 이어지는 상승세는 지수의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IT경기 회복과 함께 하이닉스와 LG전자, 삼성SDI, 삼성전기의 급등세는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오 위원도 "후발 IT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이중 LG전자와삼성SDI가 눈에 들어오고 있다"며 "기관이 아직까지 보수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점은 부담이나 LG전자의 휴대전화와 삼성SDI의 PDP출하량이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점은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