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저출산, 악기시장 판도도 바꾼다

아이 수 줄어 피아노 잘 안 팔리고<br>직장인들 취미용 관현악기는 인기<br>업계 색소폰·기타 등 판매 마케팅 힘쓰며<br>세계 최대 피아노 수요처 中으로 눈돌려



지난 2008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악기강좌를 운영해온 영창악기가 얼마 전 수강프로그램을 새롭게 개편하는 작업을 단행했다. 취미 삼아 배우려는 직장인이 몰리고 있는 색소폰 강좌를 속성반ㆍ그룹반ㆍ개인반 등으로 대폭 확대한 반면 초등학생을 위한 피아노 교습반의 경우 신청자가 적어 개인반 한 개 강좌만 남겨놓았다.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국내 악기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전통적으로 악기시장의 대표주자로 군림해오던 피아노 매출이 급격히 줄어드는 데 반해 색소폰이나 기타 등 관현악기는 오히려 판매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9일 악기업계에 따르면 전체 내수시장(완제품 기준)에서 피아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60%를 훨씬 웃돌았지만 지난해 24.8%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색소폰과 플루트 등 금관악기 비중은 22.7%까지 높아졌으며 기타와 바이올린 등 현악기도 19.3%로 엇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악기시장의 판도 변화에 대해 불경기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출산율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요 소비층인 어린이들이 줄어들면서 피아노 구매도 덩달아 시들해지고 있다"며 "피아노의 주구매층도 일반 소비자에서 교육기관이나 종교기관으로 점차 옮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갈수록 위축되는 피아노의 입지를 치고 들어온 것은 색소폰과 기타 등 관현악기다. 업계 관계자는 "30~40대 인구도 늘었지만 여가시간이 늘어난 직장인들이 취미생활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관현악기를 찾는 발길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악기업계는 이처럼 달라진 소비패턴에 맞춰 마케팅 전략을 바꾸는 등 생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삼익악기는 직장인 밴드대회 후원 등을 통해 관련 시장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저소득층 아이들로 구성된 '꿈나무 하모니 오케스트라(가칭)'를 지원할 예정이다. 영창악기는 유명 색소폰 연주자 대니 정과 후원계약을 맺고 고급 관현악기 브랜드 '알버트웨버' 홍보에 나서는 등 관현악기의 저변을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악기업계는 또 세계 최대의 피아노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정성을 쏟고 있다. 삼익악기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중산층이 두터워지면서 피아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현지 맞춤형 피아노를 선보이는 등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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