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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햄버거 70% '빨간불'
어린이식품 영양성분 '신호등 표시제'로 시험해보니…내년 1월 도입 앞두고식품업계 반발·난항 예고
송대웅기자 sdw@sed.co.kr
김태성기자 kojjang@sed.co.kr
정부가 건강에 좋지 않은 어린이 기호식품에 빨간 신호등을 표시하기로 한 가운데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을 상대로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70% 이상이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상이 걸린 식품업계는 표시 기준을 낮춰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해로운 영양소의 함량을 색으로 구별해 표시하는 '어린이 기호식품 영양성분의 함량 색상ㆍ모양 표시제' 기준 초안을 14일 공개했다.
식약청은 내년 1월부터 어린이가 즐겨 먹는 식품의 영양소별 함량을 적ㆍ녹ㆍ황의 3단계로 표시하도록 하는 속칭 '신호등 표시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해로운 총지방과 포화지방ㆍ당류ㆍ나트륨 등이 우선 평가항목에 반영된다.
식약청의 초안에 따르면 영양소별 적색 표시 기준은 간식의 경우 총지방 9g, 포화지방과 당은 각각 4g과 17g으로 이 기준을 넘는 제품은 해당 성분의 함량을 붉게 표시해야 한다. 식사대용품에서는 총지방 12g, 포화지방 4g, 나트륨 600㎎을 각각 기준이다.
식약청이 이 기준을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시중판매 초콜릿의 74%와 햄버거ㆍ샌드위치 제품 76%에 적색딱지가 부착될 것으로 예상됐다. 아이스크림과 빵류는 각각 최소 58%와 42%가 적색에 해당될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는 이러한 '신호등 표시' 기준에 대해 '낙인'을 찍는 것이라며 적색으로 표시하는 기준을 완화해달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 외식업계의 관계자는 "표시기준과 같은 구체적인 지시사항이 어떻게 결정될지 주시하고 있다"며 "만약 초안 그대로라면 너무 광범위한 대상이 적용돼 영업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의 한 관계자도"일단 제도가 시행되면 따라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여러 영양성분이 복합적으로 함유된 제품을 단순히 지방ㆍ당 등의 함유량만 보고 나쁜 음식으로 분류한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소비자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신호등 표시 고시안을 곧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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