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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오는 2014년까지 SH공사의 부채를 절반수준인 6조원 규모로 줄이기로 하면서 보류 및 축소되는 사업내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H공사는 이 같은 부채축소계획에 따라 오는 2014년까지 신규 보금자리 조성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서울 ▦세곡2지구 ▦내곡지구 ▦구로구 항동지구의 보상금 지급 일정도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SH공사 관계자는 16일 "서울 강동구 강일ㆍ고덕동 일대에서 추가 보금자리지구를 지정하기 위해 국토부해양부와 협의해 왔으나 최근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며 "2014년까지 총부채를 7조원 이상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비 규모가 2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해당 사업을 미루는 게 낫다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울에서는 보금자리 주택을 지을 만한 땅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적어도 2014년까지는 SH공사가 시행하는 보금자리 지구의 지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보금자리주택의 본청약 경쟁률이 당초 예상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보금자리지구로 선정된 지역(강남, 서초, 내곡, 세곡2, 항동)들은 항동지구를 제외하고 모두 사전예약이 끝냈기 때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부장은 "SH공사가 서울 보금자리 조성사업에서 발을 빼게 되면 강남권 보금자리지구 본청약에 실수요자가 몰려 당첨 가능 커트라인이 상당히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SH공사가 시행하고 있는 보금자리지구인 내곡, 세곡2, 항동지구의 토지 보상 일정도 늦어질 전망이다. 유인근 SH공사 사장은 "내곡ㆍ세곡2지구의 경우 올 하반기로 잡혀 있던 보상 시기가 내년으로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H공사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보상 시작 시기를 늦추되 총 보상 기간을 현재 통상 1년에서 8개월 정도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 경우 보상에 따른 금융비용이 낮아지고 사업 착공 일정에도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상시기가 늦어져도 사업 추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재개발ㆍ재건축 등 재정비사업에 대한 시행자 참여도 사업성을 면밀히 분석해 선별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SH공사는 최근 영등포구 신길10구역에 대한 시행자 참여를 사실상 포기했다.
한편 SH공사는 전용 114㎡형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절반가량인 1,134가구를 일반분양으로 전환하고 대형 평형 위주로 남아 있는 은평뉴타운에 민간분양기법을 도입해 총 분양대금의 60%인 잔금 납부 기간을 3~5년 간 할부로 돌리는 방법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