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시각차를 드러내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추가 핵실험 자체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북한은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이 지난 19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특사자격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 이 과정에서 북핵사태에 대한 ‘공’을 넘긴 뒤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은 탕-김 회동에서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한 다음날인 20일 김일성광장에서 평양시민과 군인 등 10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핵실험 성공을 환영하는 평양시 군민대회를 개최, ‘군사ㆍ과학ㆍ강국'을 강조하며 단결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북한 언론매체들도 연일 ‘자주성을 지키는 선군(先軍)’을 강조하며 “미국이 지난 94년 핵 관련 기본합의를 파괴했다”거나 “한미간 합동 군사훈련은 북한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고 공세를 지속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북 적대정책’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동시에 대응 의지를 표명하며 '반미 대결전'에서의 승리를 위한 주민 결속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사회 고립ㆍ제재에 대응한 내부 단결을 다지면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 행보를 관망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울러 향후 대북압박 강화 등 정세 추이를 보아가며 추가적인 대응조치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금의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정도의 입장을 탕 위원을 통해 전달한 뒤 미국의 반응 등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향후 정세 전개에 따른 북한의 다양한 추가 조치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