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철강값 최대 25% 인상] 산업계 '원자재값 폭등' 후폭풍 확산

건설·조선 등 후방산업 원가부담 증가 불가피<br>철근가격은 협상조차 중단… 전방위 갈등 우려


23일 포스코가 열연ㆍ냉연강판 및 후판 가격 인상안을 발표하고 현대제철이 철근 가격 추가 인상을 선언함에 따라 건설ㆍ조선ㆍ가전 등 후방산업의 원가 부담 증가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와 건설업계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가 폭등이 부른 철강재 파동=이날 포스코가 제품 가격을 최대 25% 인상한다는 안을 발표하고 현대제철이 철근 가격을 재차 인상한다고 밝히자 철강재 수요산업은 발칵 뒤집혔다. 철강제품 가격 인상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예상보다 큰 폭이라는 반응이다. 포스코는 이날 열연ㆍ냉연강판, 후판, 선재 등 강종에 따라 최대 25%까지 가격을 인상하는 안을 발표했고 현대제철은 철근 가격 4만원 추가 인상은 물론 H형강 4만원 인상 등 가격을 대폭 인상할 뜻을 밝혔다. 현대제철은 신규로 시장에 뛰어든 후판에 대해서도 톤당 90만원으로 포스코와 동일한 가격을 제시했다. 이 같은 철강제품 가격 폭등은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 원자재 시장의 불규칙한 움직임이 국내 산업계에 연쇄적인 파장을 일으키는 형국이다. 실제로 포스코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철광석 도입 협상에서 지난해 대비 약 100% 인상된 안을 받아들여야 할 입장이고 강점탄의 경우는 55% 오른 가격에 도입하기로 협상을 마텼다. 철광석의 경우 향후 협상을 마무리하더라도 대금 결제는 지난 4월1일부로 소급하는 구조라 이미 상당폭의 원가 상승이 이뤄진 셈이다. 고로 제철 원료가 상승은 대체ㆍ보완 관계에 있는 철스크랩(고철) 가격을 곧바로 밀어올린다. 철스크랩 국제 가격은 2월 말 360달러에서 4월 490달러까지 올랐다. 때문에 이를 원료로 하는 제품인 철근, 형강류의 원가부담은 누적될 수밖에 없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열연강판과 선재의 경우 현재 수입가격이 1ㆍ4분기 대비 150달러 수준으로 인상돼 국내 제품에 대한 구매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격 조정은 피할 수 없는 시장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건설업계 등 수요산업과 갈등 확산 우려=이 같은 철강제품 가격 폭등에 따라 철강업계와 수요산업 간의 갈등은 전방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표면화된 철근의 경우는 협상조차 중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제철이 철근 값을 4만원 추가 인상한다고 밝힌 것은 전면전을 각오한 행동이라고 해석됐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가상승 요인을 수요처도 알고 있지 않느냐"라면서 "받아들일 수 없다면 직거래를 중단하고 수입산 등 유통점 물량을 쓰라"고 말했다. 한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는 "시중에 철근 물량이 충분하다"면서 "몇몇 업체가 총대를 멘 것 같은데 건설업계도 아쉬울 것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갈등이 자동차ㆍ가전ㆍ조선 업계로 확산될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다. 포스코의 경우 자동차와 가전업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25% 최대폭 인상을 결정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원자재 폭등이 결국 소재산업과 조립산업의 갈등을 불렀고 강재 가격이 대폭 오른 이상 갈등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포스코는 조선산업의 불경기 상황과 공급자 간 경쟁 구도 등을 감안해 후판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했다. 주물용 선재 역시 주물업계의 영세성을 감안해 인상 시기를 늦추고 폭도 최소화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박 건조 단가 중 후판 비중이 20%에 달한다"면서 "상대적으로 적게 올렸다고는 하지만 올해 영업이익률 저하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