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스닥, 성공한 시장인가

`세계 44개의 신시장 중 코스닥과 나스닥은 가장 성공한 시장이다`. 최근 영국의 투자자문사인 Grant Thornton은 2003년 `글로벌 뉴스 마켓 가이드(Global New Market Guide)`에서 이같이 평가하고 코스닥은 `유동성과 변동성을 지녀 투자자에게 진정한 가치를 창출한 시장`이라고 그 이유를 들었다. 외부의 긍정적 평가에 고무되면서도 과연 코스닥이 성공한 시장인지 다시 짚어보고자 한다. 이제 7돌이 되는 코스닥시장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ITㆍ지식정보화산업의 발전을 선도한 금융산업의 총아` 또는 `외환위기 극복에 기여한 성공한 시장 인프라`라는 찬사가 쏟아지는 한편에서는 `불공정거래가 판치는 투기적인 시장`이라는 비판도 함께 한다. 개장이후 20조원 이상의 성장자금을 공급해온 코스닥시장은 국내 IT산업 발전과 그 궤를 같이해 왔다. 과거 전통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첨단ㆍ지식기반 중심으로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이루어내고 대기업과 중소ㆍ성장기업의 균형발전에도 기여해왔다. 그러나 IT 붐에 따른 맹목적인 과열투기와 시장의 높은 주가변동성은 지나친 버블을 만들었고, 결국 투자자에게 부담과 고통으로 돌아갔다. 이로 인해 코스닥시장은 신뢰를 잃고 주가도 크게 하락하였다. 이처럼 코스닥시장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혼재돼 있으나 아쉽게도 지금까지는 부정적인 면이 지나치게 강조되어온 감이 있다. 다시 한 번 코스닥의 미래를 위해 냉정한 평가가 필요할 듯하다. IT와 같은 첨단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글로벌화의 진전으로 그야말로 `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가 도래했다. 국제 경쟁력 확보는 개방된 한국경제의 생존 문제이며 현실적인 방안은 IT 등 첨단기술과 지식기반 성장산업의 발전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이를 바탕으로 `동북아 물류, 금융, R&D 중심`으로 도약해야만 우리의 미래가 있다. 한국의 IT산업은 세계적인 붐을 타고 초기 단계부터 과열과 무리한 투자로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다. 신기루와 같은 희망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매출이나 수익구조가 정립되기도 전에 거품이 꺼지면서 곳곳에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그러나 최근 변화의 조짐이 일어나고 있다. 코스닥 IT기업간에 차별화가 진행되면서 우량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수익구조가 정착되면서 신기술 산업의 고부가가치 효과도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또한 IT산업은 제조, 금융 및 유통업 등과 결합하여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 IT기술의 발전은 ET, BT 등 차세대 성장산업의 최적의 기반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중요한 IT와 차세대 성장산업 발전을 가장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금융 인프라가 코스닥시장이다. 과거와 같이 정부의 세제나 재정적인 직접지원을 통한 육성은 WTO체제하에서는 한계가 있으며 자칫 산업의 자생력만 잃게 할 수 있다. 또 고위험ㆍ고수익이라는 산업특성상 은행과 같은 간접금융의 지원도 효과적이지 못하다. 아직 코스닥을 결코 성공한 시장이라고 평가하고 싶지 않다. 훌륭한 기업이 코스닥에 등록하기를 원하고 투자자들이 시장과 기업을 믿고 기꺼이 투자할 때만이 성공한 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고 해야 할 일도 산적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코스닥에 대한 성급한 자만이나,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한국의 경제, 금융발전의 원동력으로서 코스닥시장을 발전시킬 지혜와 노력이 아닐까. <신호주(코스닥증권시장 사장ㆍ경제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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