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순위 구제 대상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보너스 잔치'를 벌여 미국인들의 분노를 사고 있는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이 부랴부랴 보너스 회수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에드워드 리디 AIG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로부터 보너스의 최소 절반 이상은 회수할 것이라고 19일 보도했다. 10만 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받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최소한 절반을 반납케 한다는 계획이다.
리디 회장은 18일(현지시간) 하원 청문회에 출석, "일부 직원들은 이미 보너스 전체를 반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는 보너스를 챙긴 후 회사를 그만뒀다"고 덧붙였다.
AIG 대변인은 이날 격해진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보너스 반납 외에도 본사 건물을 매물로 내놓았으며, 일부 사업부문을 없애는 등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심을 돌리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AIG에는 살해 협박 편지가 배달되기까지 했다. 리디 회장은 청문회장에서 피아노 줄로 목을 졸라 살해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협박 편지를 읽으면서 임직원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이유로 고액 보너스 수령자 명단을 제출하라는 의회의 요구를 거부했다.
한편 AIG 사태의 불똥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까지 튀고 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막대한 구제금융이 투입된 기업이 이같이 보너스잔치를 벌인 데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이트너 장관이 AIG의 보너스 지급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함구하고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