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시장 '대박족' 몰린다
신용등급 꼭 확인…전환가 쌀수록 유리
'전환사채(CB)로 대박을 노린다'
경영위기에서 간신히 벗어난 현대건설 전환사채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채권으로는 보기 드문 200%에 달하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CB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은 현대건설이 부도 위기까지 직면하면서 CB가격이 크게 떨어진 진 게 그 이유다. 현대건설이 망하지만 않는다면 4,000원에서 사서 내년 연말에 1만2,000원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이 회사 CB를 사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CB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주식시장이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1년만에 반토막난 주가지수가 언제 다시 오름세를 탈 지 전망조차 하기 힘들어 섣불리 투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주변에 투자금이 10분의 1 토막나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싶어도 빼지 못하고 고민만하고 있는 사람들이 즐비한 상황에선 더 더욱 그렇다.
간혹 대박을 안겨 준다는 주가지수 옵션시장도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복권에 당첨될 확률만큼 옵션에서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이 작다.
이에 따라 지난해와 올초 활황장세에 연일 상한가 행진을 지켜본 이후 데이트레이딩에 지쳐버린 일부투자자들이 잘만하면 돈을 벌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고 CB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CB란= 만기 때 원금과 이자를 받는 대신 중간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CB에는 일정한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어 있다. 따라서 투자자는 주식와 채권을 동시에 투자하는 셈이다.
주식 전환가격이 CB가격보다 높으면 주식으로 바꿔 팔아버리면 차액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으며 반대로 낮으면 채권형태로 계속 보유하다 만기 때 원리금을 받으면 된다.
◇최근 거래량 많은 종목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CB는 현대건설의 178회무보증과 187회무보증, 한화증권12회부보증후순위의 CB 등 3종목이다.
지난달 31일 현재 현대건설제178회무보증CB 종가는 4,099원(액면가 1만원 기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년말 만기까지 보유하면 1만2,199원을 받게 된다. 따라서 지난달말에 사서 내년말까지의 기간 수익률은 무려 197.61%에 달한다.
현대건설제187회도 마찬가지다. 내년 만기때 1만1,405원을 보장하는 이 종목의 지난 31일 종가는 3,900원. 13개월 수익률도 역시 192.44% 가량이다.
이밖에 만기가 내년 3월말인 한화증권제12회무보증후순위CB도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 거래가 활발하다.
한화증권의 CB는 한 주당 내년 3월31일에 1만1,159원을 보장하고 있다. 지난 31일 1만400원의 종가에 매수한 이 종목을 사들인 투자자는 4개월만에 약 7.30%의 수익을 보장받는 셈이다. 연리로 환산하면 20%를 넘는 수준이므로 채권으로서 엄청난 투자메리트다.
최근 은행의 정기예금에 3년동안 맡겨봐야 연 7~8%(세전)의 이자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리스크 고려해야= CB수익률이 은행이나 투자신탁의 상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높다. CB 발행회사들이 만기 때까지 존립할 수 없다면 원금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금을 날릴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대부분의 CB는 무보증으로 발행된다. 발행 기업이 채무 상환을 못할 경우 아무도 원리금을 대신 지급해주지 않는다. 하지만 CB는 채권의 성격 때문에 회사의 청산 자산을 나눠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수익률이 높은 전환사채에 투자할 때는 주식투자를 하는 기분으로 여유자금 중에서도 일부만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투자전략= 우량기업의 전환사채를 고르는 게 중요하다. 안전한 채권을 골르기 위해서는 우선 발행기업의 신용등급 확인해야 한다. 주식으로 전환하기도 전에 부도가 나버리면 낭패를 보기 쉽다. 신용등급은 AAA+부터 BBB-까지가 투자적격 등급이며, BB+이하가 투기등급이다.
다음으로 이자율이 높은 CB가 유리하다. 이자율은 표면이율과 만기보장 이율로 나눠지는데 표면이율이 보다 중요하다. 표면이율은 매년 단위로 지급되는 이자율을 말한다.
만기보장 수익률은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고 있을 때 받는 이자율. 아무리 만기보장수익률이 높아도 표면이율이 낮으면 투자자 입장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다.
또 전환가격이 현재 현재가격보다 낮을수록 유리하다. 전환가격이라는 것은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가격을 말하는 것이므로 현재 주가가 전환가보다 높게 형성돼야 전환할 경우 바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전환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턱없이 높은 전환사채는 만기보장 수익률이 최종 수익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거래하나= 상장기업의 CB는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매일 매매가 가능하다.
따라서 주식처럼 증권사의 위탁계좌를 통해 매매할 수 있다. 계좌가 있는 증권사에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을 내면 된다.
가격은 증권전산 체크단말기나 각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조회할 수 있다.
주식과 달리 CB의 최소거래 금액단위는 10만원이다. 가격제한폭은 없고 매매시간은 주식시장과 동일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지만 결제는 당일 오후 4시 이후에 이뤄진다.
증거금은 현금 100%며 수수료는 채권의 매매일과 잔존일수 사이의 기간에 따라 다르다.
김성수기자
입력시간 2000/12/0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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