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실(가칭)을 부활하면서 후속인사와 연말 정기인사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이 조직개편과 인사를 진두지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사 시기도 빨라지고 인사폭 역시 당초 예상했던 수준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재계는 우선 이 회장이 이재용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공식적으로 밝힌 데 이어 지난 19일에 그룹 조직을 부활해 총괄책임자로 김순택 부회장을 임명한 것을 이번 연말인사의 사전 예고편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하면 삼성의 올해 연말인사는 컨트롤타워 신설로 인한 경영진의 연쇄이동과 함께 참신하고 공격적인 성향의 젊은 임원들이 대거 수혈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폭 커지고 시기 빨라진다=인사폭은 당초 예상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 조직이 부활되면서 필요 인력이 생긴데다 세대교체의 필요성도 커져서다. 사장단 등 고위임원 역시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김 부회장이 그룹 조직으로 옮겨가면서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 자리가 공백으로 남게 된다. 게다가 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과 이학수 고문의 퇴진 등이 겹치면서 고참 최고경영자(CEO)의 연쇄 퇴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실적이 나쁜 CEO들에 대한 교체까지 겹쳐 있어 고위임원의 인사폭이 클 수밖에 없는 상태다. 실제로 삼성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CEO 교체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 사장단은 100여명가량으로 이 가운데 중폭 이상의 교체도 전망되고 있다. 인사 시기 역시 당초 예상했던 12월 중순보다 일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룹 조직 부활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인사에 대한 이 회장의 구상이 상당 부분 세워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 연말 인사가 12월 첫째 주에 단행된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이 부사장의 사장 승진 등 인사를 빨리 마무리 짓고 내년을 준비하자는 계획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진급연한 무의미해진다=당장 이번 인사에서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 필요한 연한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 차원에서 각 계열사에 임원 승진 연한에 구애 받지 말고 유능한 부장급 인력에 대해 과감히 임원으로 발탁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삼성의 경우 계열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부장으로 5년 정도 근무하다 임원이 되면 정상 승진으로 보고 있다. 4년차에 승진하면 '발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임원 인사의 경우 발탁 인사를 늘리는 방식으로 유능한 부장급 인력에 대해서는 연한에 제한을 두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삼성 인사에서 발탁인사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대거 임원 승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엇보다 젊은 부장들이 임원으로 가세하면서 그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