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열풍과 전자상거래 특수로 올해 특수를 누린 택배업계가 내년에도 줄줄이 호재가 예고돼 그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25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000120)은 올 들어 3·4분기까지 4억3,900만상자의 택배물량을 처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억8,600만상자와 비교해 13.7% 늘어났다. 지난해 연간 택배물량이 5억3,500만상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처음으로 6억상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002320)택배를 운영하는 한진 역시 올해 택배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미국 현지에서 제공하는 배송대행 서비스 '이하넥스'에 해외직구족이 몰리면서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물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한진은 직구족 공략을 위해 기존 뉴저지와 LA에 이어 지난 9월 포틀랜드에 물류센터를 마련했고 추가 증설도 검토 중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올해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로 해외직구 비중이 급증해 해외에서 국내로 반입되는 택배물량이 예년보다 30% 늘었다"고 말했다.
해외직구 물량은 내년에도 택배업계의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직구족 증가에 맞춰 현지 배송대행업체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자연스레 국내 택배업체 물량 수주도 커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해외직구 시장은 2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청신호다. 택배 시장의 견인차였던 홈쇼핑과 오픈마켓에 이어 소셜커머스가 전자상거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를 기반으로 한 소셜커머스는 2010년 국내에 첫 등장한 이후 불과 4년 만에 시장 규모가 500억원에서 5조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중소기업 상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제7홈쇼핑이 내년에 출범하면 택배 시장은 더 활기를 띌 전망이다. 홈쇼핑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상품 발송을 전담하는 택배업체의 실적도 개선되기 때문이다. 다만 농협이 최근 택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는 점은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 택배업체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이 내년부터 택배 시장을 외부에 전면 개방하는 것도 호재다. 그간 중국은 표면적으로는 외국 기업에도 택배 문호를 열어놨지만 지역별로 사업권을 받는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워 사실상 외국 기업의 진출이 불가능했다. 중국 국가우정국에 따르면 중국 택배 시장은 2012년 1,055억위안(약 18조원)에서 지난해 1,441억위안(25조원)으로 증가하며 매년 50% 안팎의 성장률을 구가하고 있다.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고 해외 인터넷몰에서 상품 구입 비중이 늘면서 중국 택배 시장은 2020년 4,000억위안(약 6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15년 물류시장 전망조사'에서도 택배(76%)가 물류업종 중 내년에 가장 수혜를 입을 부문으로 꼽혔다.
하준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인가구 및 모바일 쇼핑이 늘면서 택배 시장도 기대 이상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해외직구족이 늘고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가시화되는 등 대내외적인 변화가 택배업체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