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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열리는 22일 서울 명동 본점. 김영진 회추위원장을 시작으로 KB금융 사외이사 9명이 속속들이 모여들었다. 이경재 KB금융 이사회 의장도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불편한 다리를 지팡이에 의존하며 장사진을 친 기자들의 틈을 헤집고 들어섰다.
8시40분께 가장 먼저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이 웃는 얼굴로 면접장으로 향했다. KB 회장 후보 면접이 '가나다' 순인 탓이다.
김 전 부행장은 두 시간에 가까운 면접 뒤 다소 지친 기색을 보였지만 자신감은 잃지 않았다. 어떤 질문과 답이 오고갔느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전 수석부행장은 "저는 할 말이 없다. 원래 후보가 말을 안 하도록 돼 있다"면서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고 전했다.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이 연이어 면접장에 들어섰다. 그는 면접 직전 기자들과 만나 "회추위에 제가 가진 소신과 포부를 아낌없이 말씀드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실상 유일한 KB 내부 출신으로 분류되는 윤 전 부사장은 앞서 이 의장이 "어느 조직이든 내부 출신이 잘한다"는 발언 뒤 자신감을 얻었는지 면접 전후로 여유 있는 모습을 잃지 않았다.
한 시간 남짓 이뤄진 점심시간 이후 지동현 전 KB국민카드 부사장이 면접장을 찾았다. 예감이 좋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 전 부사장은 "보통 때와 마찬가지"라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지주 회장)은 20년 넘게 생각해왔던 일이다. 생각해왔던 것들을 회추위 위원들에게 설명 드릴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입장한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평소처럼 자신감 있는 얼굴로 기자들을 맞았다. 사실상 차기 회장 대결 구도가 '하영구 대 KB'라는 얘기가 오르내리자 이를 의식한 듯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회추위는 이날 각 차기 회장 후보자 4명에 대한 90분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이후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명을 추천할 계획이다. 이날 추천된 최종 후보는 오는 11월2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