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뉴욕증시 침체 마감論 고개

뉴욕 증시의 폭락 장세가 계속될수록 주가가 저점을 형성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과 이라크 공격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있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또는 기술적으로 볼 때 3년째 지속돼 온 베어마켓(bear market)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뉴욕타임스의 증권담당 평론가인 플로이드 노리스는 지난 74년의 정치ㆍ경제 상황이 현재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당시의 약세장에 대비, 현재를 비교했다. 그는 현재의 S&P 500 지수가 2000년 3월의 정점에 비해 48% 하락한 것이 3년째 약세장이 형성됐던 74년 블루칩 지수의 하락 비율과 같으며, 따라서 지금 뉴욕 증시가 베어마켓을 끝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74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정치 스캔들과 오늘날 기업 회계 부정이 비슷하고, 베트남전과 이라크 공격, 더블딥의 불황, 유가 상승 등도 당시와 현재를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당시엔 주력 상승주 50개의 거품(니프티 피프티)이 꺼지면서 장기 베어마켓이 형성됐고, 지금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의 거품이 꺼지는 과정에 있다. 이와 관련, 메릴린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뉴욕 증시의 주가가 저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더블딥의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큰 폭의 붕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볼 경우 뉴욕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려가면서 미국 국채(TB) 금리가 44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고 있지만, 주가 수익률과 채권 수익률을 비교할 때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채권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주말로 TB 10년 만기물의 수익률이 다우존스와 S&P 500 지수의 수익률보다 1~3%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조그마한 상황 변화에도 유동자금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게 될 여건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의 증권분석가 바이런 비언은 "현재의 주가가 적정선에 이르렀다"면서 "주식을 파는 압력보다 사는 압력이 거세질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약세장 지속을 주장하는 비관론도 여전히 거세다. 이들은 이라크와의 전쟁을 앞두고 있고, 미국 경제의 전망이 불투명하며, 블루칩 지수가 아직도 고평가돼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줄리어스 베어의 애널리스트 브레트 골러퍼는 "경기 하강이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무기력해졌으며, 뉴욕 주가가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며 저점 형성론이 성급한 견해라고 반박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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