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은행장 연임시대 열렸다

강권석 '국책은행장=연임불가' 불문율 깨<br>라응찬 회장·홍성주 행장 '3연임' 기록세워<br>단기 성과주의 벗고 중장기 비전실행 가능

라응찬 신한지주회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리처드웨커외환은행장

강권석 기업은행장

지난 2~3월에 집중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을 제외하고 올해 임기가 만료된 은행장 대부분이 행장직 수성에 성공, 그동안 국내 금융권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은행장 단임 풍토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들이 단기 성과주의에서 벗어나 중ㆍ장기 비전을 실행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우리금융에서는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 선임에 정부의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해 관치의 논란을 낳았다. 올 들어 연임에 성공한 주요 금융권 CEO 가운데 주목받은 인물은 강권석(56) 기업은행장. 그는 ‘국책은행장 연임 불가’라는 불문율을 깨고 30년 만에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무엇보다도 재임 중 이룬 실적이 강 행장 연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강 행장이 재임한 3년간 기업은행의 자산은 75조원에서 106조원으로 41% 증가했고 순익도 2,240억원에서 1조531억원으로 무려 370%나 늘었다. 라응찬(69)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3연임에 성공해 신한은행장으로 3연임한 기간까지 합쳐 금융권 최장수(17년) CEO라는 기록을 세웠다. 라 회장은 조흥은행ㆍLG카드 등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보이며 후발주자였던 신한은행을 오늘날의 신한금융그룹으로 키운 주도적인 인물이다. 지방은행장들의 연임도 눈에 띈다. 홍성주(67) 전북은행장은 지난 2004년 연임을 거쳐 올해 3연임을 확정, 라 회장에 이어 두번째 3연임 금융 CEO가 됐다. 전북은행이 2004년 357억원, 2005년에 268억원, 2006년에 313억원의 순익증가를 보인데다 주요 대주주인 삼양사와 외국계 펀드인 오펜하이머 등이 홍 행장을 전폭 지지한 것이 그 비결이다. 정태석(53) 광주은행장과 정경득(56) 경남은행장도 수익성 향상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임기를 3년 더 연장했다. 외국계 은행도 모두 연임했다. 하영구(54) 한국씨티은행장은 옛 한미은행과 씨티은행의 첫 통합은행장으로서 조직융화에 기여하고 한국시장에 안착하는 데 기여한 점을 평가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리처드 웨커(45) 외환은행장은 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 재매각을 추진하기 위해 유임됐다는 분석이다. 연임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곳은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과 주택금융공사. 황영기(55) 우리금융회장의 경우, 재임기간 동안 주가를 145% 끌어올리고 2004~2006년 5조556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는 등 높은 실적을 보였지만 회장 인선 과정에서 1차로 낙마했다. 재임기간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그 배후에 있는 정부와 여러 차례 마찰을 빚은 연임 실패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CEO의 재임 기간이 길수록 은행의 수익성도 높아진다”며 “은행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경영진이 중장기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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