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포천 구제역 피해현장] "자식같은 소 눈앞서 생매장… 막막"

설 대목 앞두고 소·돼지 축산농 절반이 타격<br>당국선 "이동 제한 풀리면 최대한 보상 계획"

구제역이 전국에서 처음 발생한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추동리 발생농장 입구에 설치된 긴급방역 초소에서 21일 경찰들이 차량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앞으로 살길이 막막합니다. 무엇보다 자식 같은 소를 눈 앞에서 생매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때는 눈물이 쏟아져 내렸습니다."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에서 구제역으로 한우 100여마리를 살처분 한 채모씨는 "시가 보상을 받는다고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농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는 힘들 것 같다"며 한숨을 토해냈다. 21일 뚝 떨어진 기온 만큼이나 을씨년스러운 포천의 한우와 돼지사육 농가들을 찾았다. 경계지역인 포천 창수면 주원리에서 가축 7,000여 마리를 사욕하고 있는 영농조합법인 금호축산의 한 관계자는 "설 대목을 앞두고 돼지를 출하해야 하는데 수매제한에 묶여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새끼들이 자꾸 나오는데 수용할 공간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는 물론 경계지역에 있는 사육 농가들도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설 대목에 맞춰 대량으로 출하를 하기 위해 준비해 온 농가들의 한숨은 더욱 크다. 실제 이번 구제역 파동으로 포천시 축산농가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기도 제2청과 포천시 등에 따르면 포천시 축산농가는 총 1,153농가, 가축 사육수는 28만7.000여마리인데 이 가운데 구제역으로 34농가 3,261마리가 살처분 됐다. 또 이동제한을 받는 위험지역(구제역 발생지역으로부터 3㎞ 이내)과 경계지역 농가(10㎞ 이내)도 각각 79농가(2만2,000마리). 490농가(14만8,000여마리)로 50%이상이 타격을 입고 있다. 위험지역과 경계지역에 있는 농가들은 가축 수매제한과 이동제한을 받고 있다. 수매제한은 살처분한 날로 14일 이후, 이동제한은 21일이 지나야 해제되지만 혈청검사ㆍ임상검사를 일주일 이상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제한 기간은 더욱 늘어난다. 경계지역인 신북면 금동리에서 한우 100여마리를 사욕하고 있는 김모씨는 "사람이고 동물이고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니 마치 전쟁터 같다"며 "사료 공급이 제때 안돼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 구제역방역대책본부는 경기북부의 이동통제초소를 43곳으로 늘렸다. 이동통제소는 포천 18곳, 연천 17곳, 양주 4곳, 동두천 2곳, 파주 1곳, 남양주 1곳 등 모두 43곳으로 전날보다 6곳이 추가됐으며 공무원과 경찰, 군인, 민간인 등 768명이 투입됐다. 방역본부는 구제역 발생지인 포천ㆍ연천 지역 농가들과 일대 주요도로, 위험 및 경계지역에 포함된 인접 시ㆍ군에 소독차량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방역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위험 또는 경계지역 내 우제류 농가 1만5,000여 곳에 대해 구제역 의심증상이 있는지 예찰을 강화하고 각 농가에 조속한 신고와 외부인 출입 자제를 당부했다. 경기2청 경제농정국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구제역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철저한 방역밖에 없다"며 "이동 제한 등이 풀리면 실사작업을 통해 농민들이 최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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