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연기금 운용 이대로는 안된다

각종 연기금에 문제가 많다는 것은 어제ㆍ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기획예산처의 연기금 운용에 관한 최근의 평가 보고서는 또 한번 국민들을 속상하게 한다. 국민연금의 경우 봉급자의 부담율이 자영업자에 비해 거의 2배에 육박, 부담 불균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가 하면 군인연금은 수익율이 예금이자에도 못미치는 부동산에 투자, 자산 운용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준 조세성격의 기금은 상당수가 설치 목적과는 다른 용도로 운용돼 근본적인 손질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연기금을 더 이상 이대로 방치해 두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여기 저기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샐러리맨과 자영업자의 부담율 언밸런스가 해마다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공단은 지난해 샐러리맨의 월평균 소득액을 160만7,000원으로 자영업자(96만1,000원)에 비해 1.67배로 높게 잡아 부담율을 산정했다. 1.60배였던 2000년과 대비해 보면 격차가 더 확대된 것이다. 자영업자중에는 국민연금을 한푼도 내지않고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격차는 2배에 가까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고액소득층에 속하는 의사ㆍ변호사들 가운데 소득액을 형편없이 낮게 신고, 연금 부담을 회피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봉급자 입장에서는 '국민 연금의 봉'이라는 느낌을 지울길 없다. 군인연금은 기금 자산(3,590억원)의 30% 정도인 1,060억원을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 수익율이 예금이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02%(21억4,00만원)에 불과, 운용상의 문제점을 보여 주었다. 군인연금의 이 같은 과다한 부동산 투자는 국민연금도 예외는 아니지만 자칫 자리만 만드는 '위인설관'(爲人設官)식 경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사전은 물론, 사후에도 철저한 감시가 필요한 대목이다. 준 조세 성격인 기금은 운용이 방만하기 짝이 없다. 목적이 불분명한 것은 물론이려니와 중복이 되는 것도 많다. 기금과 관련, '국민의 정부' 출범 당시에도 대폭적인 정리가 공약으로 제시 될 정도였으며 심지어 일몰제(日沒制)까지도 거론된 바 있었다. 그런데도 다람쥐 챗 바퀴 돌 듯 개선된 것이라고는 전혀 없다. 각종 연금이 곧 바닥을 보일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판국이다. 이에 따라 일반의 연금에 대한 불신이 도를 더해가고 있다. 연금은 물론이려니와 기금도 투명하고 공정한 운용으로 신뢰를 쌓아야 할 시점이다. 연기금 운용에 대한 명확한 비전 제시가 필요하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