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지자체 금고선정 이변 속출

대형 시중銀 강세속 '터줏대감' 지역銀 약세<br>공개경쟁 도입따라 경북·울산등 경쟁 치열<br>농협 "심사과정 불합리하다" 재심의 요구도

지방자치단체의 금고 선정에 올해부터 공개경쟁방식이 도입되면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대형 시중은행들의 공세가 확대되는 반면 ‘터줏대감’격이었던 지역은행은 상대적으로 위축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 이와 더불어 지역에 기반을 둔 농협과 지역은행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20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경북도의 경우 최근 금고 선정을 마친 기초 시ㆍ군 중 안동과 김천의 시금고 특별회계에 대형 시중은행인 신한은행이 새로 선정됐다. 반면 그 동안 이 지역 특별회계를 관리했던 대구은행은 탈락했다. 일반회계는 그대로 농협이 선정됐다. 신한은행은 한해 예산 4조원 규모(특별회계 포함)의 대구시 금고 유치전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15일 마감된 대구시 금고 지정 신청에는 현재 신한은행을 비롯해 지역은행인 대구은행, 그리고 농협,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이 도전,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1,200억원 규모의 경산시 금고 선정과정에서는 심의위원회가 대구은행을 1순위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농민단체 간부들이 삭발투쟁에 나서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경산시 금고는 지금까지 줄곧 농협이 관리해왔다. 농협과 한국농업경영인 경산시연합회 등은 “경산시가 선정과정에서 다른 지자체와 달리 단위농협을 점포 수 산정에서 제외했다”며 재심의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공개 경쟁입찰을 마감한 울산시 금고 역시 20여년간 시금고를 독점해온 경남은행과 농협을 상대로 우리은행 신한은행이 도전장을 내밀어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1조 4,000억원대의 일반회계는 경남과 우리은행이, 6,000억원대의 특별회계 금고는 농협과 신한은행이 각각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경남과 농협은 그 동안의 기득권을 바탕으로 지정을 자신하고 있지만 우리, 신한은행도 규모와 자본력 등을 내세워 공세를 펴고 있어 선정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대전시는 지난달 말 시 금고를 운영을 은행으로, 하나은행과 농협을 선정했다. 이처럼 지자체 금고 유치전에서 대형 시중은행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행정자치부 지침에 따라 올해부터 공개경쟁방식이 도입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신용도와 재무건전성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이토록 지자체 금고 유치에 목을 메는 것은 이자 수입도 있지만 은행 위상 강화와 금고 선정을 통한 지역자금 유치에도 큰 도움을 주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이 금고 운용을 위한 충분한 신용도와 재무건전성을 갖췄는데도 상대적으로 낮은 배점을 받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지역밀착경영을 통해 지자체 금고는 지역은행이 관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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