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새영화] `비상계엄'

브루스 윌리스, 덴젤 워싱턴, 아네트 베닝. 모두 할리우드를 대변하는 쟁쟁한 이름이다. 그러나 그들이 출연하는 「비상계엄」은 상당히 이상한 영화이다. 몇년전 「트루라이즈」가 그랬던 것처럼 아랍인들을 테러의 장본인들로 몰아부치면서 과격한 액션영화를 할리우드 사람들이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해졌다.어느날 뉴욕 한복판에서 버스를 폭파시키는 테러가 발생한다. 잇따라 극장 하나도 폭파된다. 선량한 시민이 많이 죽은 것은 물론이다. 테러는 그 끝을 알수 없다. 뉴욕시민들, 아니 전미국인은 공포에 떤다. FBI 반장인 덴젤 워싱턴과 CIA요원 아네트 베닝은 테러범을 추적하고 법질서를 지키는데 열심인데, 군인인 브루스 윌리스는 계엄군을 뉴욕시로 몰고와 전아랍인들을 격리시키는 폭거를 자행한다. 마치 2차대전 당시 일본인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희대의 양심인 FBI반장에는 덴젤 워싱턴이라는 흑인이 역을 맡고, 그 직속 부하는 아랍인이 맡은 것도 좀 이상한 냄새가 난다. 백인의 영웅 브루스 윌리스가 악역을 했는데, 아랍인들을 전부 테러범으로 만들려고 작심하고 그것을 무마시키려는 요량으로 아주 그럴듯하게 캐스팅한 냄새가 물씬 풍긴다. 물론 그것은 기만이다. 영화 「비상계엄」은 또 하나의 미덕도 버렸다. 테러를 주제로 삼았으면서도 액션신이 영 신통치가 않은 것이다. 9일 전국 동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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