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도 묵혀야 맛일까? 10년 전통을 가진 애니메이션이 돌아왔다. 2001년 첫 선을 보인 <슈렉>이 네 번째 시리즈 <슈렉 포에버>(감독 마이크 밋첼ㆍ수입배급 CJ엔터테인먼트)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슈렉 포에버>는 <슈렉>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10년을 정리하는 <슈렉 포에버>를 들여다 본다. #이것이 다르다!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평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는 슈렉. 하지만 반복되는 삶에 염증을 느낀 슈렉은 악당 마법사 럼펠의 계략에 빠져 위험한 거래를 하고 만다. 럼펠이 내민 계약서에 사인하는 순간 슈렉의 동료였던 피오나, 동키, 장화신은고양이 등이 타인이 된다. 여기서부터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리기 위한 슈렉의 모험이 시작된다. 그 동안 시리즈에서 슈렉은 괴력을 가진 녹색괴물로 그려진다. 하지만 <슈렉 포에버>에는 럼펠에 맞서 싸우는 슈렉의 동족이 대거 등장한다. 덩치 큰 그들의 틈바구니에서 슈렉은 왜소한 존재다. 그 동안 괴력을 앞세웠던 슈렉은 <슈렉 포에버>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특유의 따뜻함으로 난관을 헤쳐 나간다. 10년이 지나는 동안 슈렉 뿐만 아니라 영화 산업도 변했다. 2001년 <슈렉> 1편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드림웍스의 정교한 애니메이션이 화제를 모았다. <슈렉 포에버>는 3D로 제작되며 정교함에 날개를 달았다. 3D로 만나는 <슈렉>은 그 동안 발표됐던 시리즈보다 한층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친다. #이것은 같다! <슈렉>의 최대 강점이자 웃음의 포인트는 단연 '디즈니 비틀기'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가 사실은 녹색괴물인 피오나였고, 아기돼지 삼형제는 지독한 먹보일 뿐이다. <슈렉 포에버>도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 디즈니 속 주인공은 슈렉의 부아가 치밀어 오르게 만든다. 새롭게 등장한 피리부는사나이는 피리를 이용해 쥐를 부리고 남들을 공격하는 킬러로 둔갑한다. 각 캐릭터를 담당하는 익숙한 목소리도 변함이 없다. 마이크 마이어스(슈렉), 캐머런 디아즈(피오나), 에디 머피(동키)는 10년간 <슈렉> 시리즈를 지켜왔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장화신은고양이) 역시 <슈렉 포에버>에 또 다시 참여했다. 네 사람의 목소리는 더 이상 더빙이 아니라 영화 속 캐릭터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슈렉 포에버>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유쾌한 해피엔딩'을 선택한다. 일반적인 '정의의 대명사'는 아니지만 관객의 지지를 이끌어낼 줄 아는 주인공 슈렉은 여전히 강하고 매력적이다. 결말에 이르는 과정도 매끄럽다. <슈렉> 시리즈의 팬이라면 <슈렉 포에버>가 마지막편이라는 사실이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