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CEO들의 '리얼토크'] 김두식 법무법인 세종대표 "고난의 파도 보지말고 등대를 봐라"대학때 사시 합격… 가족·친구 반대불구 '변호사의 길' 택해인재가 최고의 상품, 거물급들 직접 영입… 메이저 로펌 만들것 김홍길기자 what@sed.co.kr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파도 아닌 파도 뒤의 등대를 봐라” 김두식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는 매사에 철두철미한 사람이다. 그는 스스로에 대해 “원칙주의자” “철저하고 꼼꼼하다”고 말했다. “성미는 불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점이 더 많은 사람”이라며 몸을 낮췄다. 하지만 그의 이 같은 단점은 세종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세종 구성원들은 “김 대표의 추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한 예로 김 대표는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리셉션 공간을 만들었다. 자신의 소신대로 밀어붙인 것이다. 지금은 반대의견을 냈던 직원들이 모두 “잘했다”고 할 정도가 됐다. 그는 “아이디어를 낸 것을 실천하고 구현하려는 의지가 많이 있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며 “변화를 일으키는 데 유용한 자질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어떻게 변호사가 됐나. 김 대표는 대학교 3학년 때 사법시험에 합격할 정도로 촉망받는 인재였다. 가족은 물론 친구들 모두 김 대표가 판사나 검사로 임관할 것으로 굳게 믿었다. 하지만 그는 뜻밖에도 ‘험난한’ 변호사의 길을 선택했다. 주위에서는 그를 “미쳤다”고 했다. 당시 변호사라는 직업은 지금과 달리 선망의 대상이 아니었다. 운동권 경력으로 판ㆍ검사 임용에서 탈락하면 할 수 없이 하던 직업이 변호사였다. 김 대표가 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대학교 4학년 때였다. 어느 날 국제사법 강의를 듣고 있는데 당시 백충현(작고) 교수가 “머리 좋고 잘나가는 사람은 변호사를 하라”고 했다. 백 교수는 “판사는 (성적이) 중간 정도 되는 학생들이 해도 되니까 변호사를 해라, 변호사를…”이라며 변호사를 자꾸 강조했다고 한다. 며칠 후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 귀국한 한 지인이 ‘동업을 해보자’고 제안해와 김 대표는 바로 승낙해버렸다. 김 대표는 “변호사라는 얘기를 듣자마자 ‘바로 이거다’ 싶었다”며 “백 교수님이 아니었다면 당시 첫 진로로 변호사를 생각하진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 낙천적 성격의 CEO 김 대표는 낙천적인 성격이다. 그의 좌우명도 “고난을 당할 때 고난의 파도를 바라보지 말고 파도 건너편의 등대를 바라보자”는 것이다. 그는 어린 시절 아픔을 통해 낙천적인 성격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던 사실이라며 ‘과거’ 이야기를 꺼냈다. 김 대표의 어린 시절은 가난하고 불우했다고 한다. 3세 때 아버지를 여윈 김 대표 가족은 서울 등 외지로 흩어졌다. 어느 날 맡겨졌던 외갓집에서 무작정 나와 새벽기차를 타고 어머니가 일하고 있는 서울로 향했다. 여관집 허드렛일을 하던 어머니는 아들을 보자 눈물부터 흘렸다. 어머니는 허기진 아들을 위해 주인집 눈치를 보며 어디선가 찬밥을 구해 수돗물에 말아주었다. 김 대표는 “찬밥을 말아주시던 어머니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며 가슴속 깊은 곳에 고이 묻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를 시작할 때도 어려움은 한둘이 아니었다. 그는 지난 1982년에 개업했다. 동기들보다 사시합격이 빨랐던 김 대표는 당시 25세에 불과했다. 김 대표는 “동기들은 모두 판사다, 검사다 하면서 폼잡고 다니는데 나는 엄청 주눅들어 지냈다. 요즘은 선배 변호사들의 노하우를 그대로 따라 하면 되지만 당시에는 모든 걸 맨땅에서 하려니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었다. (변호사를 그만두고) 법원으로 갈 생각도 여러 번 해봤다”며 당시의 어려움을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동업한 선배는 ‘딱새(법정에 나가 소송을 대리하는 역할)’고 나는 ‘찍새(사건을 수임해 오는 역할)’였다”며 “당시는 참 어려웠지만 좋은 결과가 있겠지 하는 생각과 함께 26년이 지났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인생도 그랬지만 당장의 어려운 현실보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후배 법조인들에게 “당장의 파도만을 보지 말고 파도 뒷편의 등대를 보면서 일을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음식 남기는 거 제일 싫어한다는 데 “돈 때문이 아닌데….” 김 대표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찬물에 밥을 말아주던 장면이 기억이 나 지금도 음식을 많이 시켜 남기는 것을 싫어한다. 직원들은 ‘돈 때문이냐’고 농담 삼아 얘기하지만 김 대표는 “절대 돈 때문이 아니다”고 웃었다. 그는 “어렵게 고생만 하신 어머니만 생각하면 음식을 남길 때 죄를 짓는 기분이 든다”며 “직원들도 다 이해해 줄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 기억 때문에 어머니에 대한 효심도 대단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어머니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공부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김 대표는 서울대 법대에 입학, 어머니에게 기쁨을 안겼다. ■ 세종 분위기 많이 달라졌다는데 김 대표는 “요즘 세종 분위기가 엄청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으로) 들어오려는 변호사들이 참 많아졌다”며 “변호사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방침을 바꿔 5년 내에 300명 정도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의 말에는 강한 자신감과 여유가 묻어났다. 세종의 분위기가 달라진 데 대해 김 대표는 “세종의 비전을 설득하니 좋은 분들이 많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한국 로펌 하면 ‘세종’을 꼽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첫번째 목표”라며 “틈만 나면 우수인재 영입에 직접 나서겠다”고 말했다. 인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 대표는 또 오는 2012년까지 변호사 수를 300~350명 수준으로 끌어올려 메이저 로펌으로 만든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로펌은 두뇌집단이기 때문에 인재가 상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대표가 된 후 사람에 대해 가장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실제 김 대표는 대표가 되자마자 공정거래 분야의 대가인 임영철 변호사를 설득, 전격 영입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모 로펌에서는 4명을 한꺼번에 영입해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심재득ㆍ이용철 변호사도 삼고초려 끝에 영입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설득의 요지는 비전이다. 세종이 1981년 세워져 26년 정도 됐는데 앞으로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 우리가 뭘 할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얘기하면서 설득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연어가 회귀하듯 나갔던 인재들도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변호사는 남을 위해 사는 직업 마지막으로 김 대표에게 ‘변호사라는 직업은 어떤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변호사를 호구지책으로 삼아서 잘 먹고 잘살자고 한다면 수많은 다른 직업들과 다를 게 없다”며 “기본적으로 변호사라는 직업을 갖고 남을 위해, 사회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이냐를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고나 인맥관계를 늘려주는 좋은 직업”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원래 술ㆍ담배를 했지만 1998년에 담배를 끊었고 술도 거의 안 먹는다고 한다. 골프는 90대 초반 실력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CEO들이 한번쯤 경험했을 홀인원 기록은 없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린에 올리기만 하면 홀인원이 되는 ‘깔대기 홀’이 있는 북한 금강산의 아난티골프장에서 한번 쳐보고 싶다는 희망도 밝혔다. 그는 교회(여의도 순복음교회) 장로다. ● 세종은 어떤 곳? 송무능력 막강 "기업 법무분야 선두주자" 법무법인 세종(SHIN&KIM)은 200여명의 국내 및 외국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및 특허전문가들로 구성된 국내 대형 법무법인 중 하나다. 세종은 기업 법무 분야에서 국내 수위를 다투는 로펌으로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막강한 송무수행 능력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세종은 고객에 대한 최상의 법률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금융,인수합병(M&A), 공정거래, 부동산ㆍ건설, 노동, 통신ㆍ미디어, 에너지ㆍ환경, 파산ㆍ기업구조조정, 국제중재, 국제통상ㆍ관세, 지적재산권, 보험ㆍ해양, 중ㆍ일ㆍ베트남, 세무ㆍ회계, 송무 등 약 20개의 분야별 전문 그룹(Practice Group)을 운영하면서 원스톱(One-stop) 종합 법률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유수한 해외 로펌들과 제휴를 통해 전세계적인 네트워크 형성은 물론, 중국과 베트남 등에 지사를 설립해 국내 기업들의 투자에 대한 법률 및 경영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세종은 국내 대형 로펌 중 최초로 파트너십 제도를 구축했다. 파트너 정년제를 통해 선배 변호사의 은퇴를 대비하고 새로운 파트너의 영입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추고 있다. 세종에는 기업도산 분야의 이병주 변호사와 지적재산권 분야의 문용호 변호사 등이 맹활약,스타변호사 반열에 올라 있다. ◇ 김두식 약력 ▦76년 서울고 졸업 ▦80년 서울대 법대 졸업 ▦80년 22회 사시합격(사법연수원 12기) ▦87년 미국 뉴욕주 변호사 ▦91~97년 통상산업부(산업자원부) 법률고문 ▦95~현재 대한상사중재원 자문위원 ▦98~04년 관세청 관세심사위원회 위원 ▦99~2000년 동국대 국제정보대학원 겸임교수 ▦06~현재 세종 대표변호사 입력시간 : 2007/11/14 1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