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월 21일] 공기업과 고객만족

'고객만족'은 지난 1990년대 이후 기업경영의 성공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중요성이 강조돼왔다. 고객만족과 관련해 강좌나 책자에 자주 소개되는 사례가 바로 미국의 유명 백화점 '노드스트롬' 서비스의 일화들이다. 그중 하나를 소개한다. 어떤 할머니가 백화점에 카탈로그를 가져와 "이 구두를 주세요"라고 말하자, 마침 그 구두의 재고가 떨어진 것을 파악한 담당직원은 맞은편 경쟁회사 점포 앞까지 안내하고는 "찾는 구두는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서 구매하시죠"라고 공손하게 말했다. 할머니는 직원의 서비스에 감동한 나머지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평생 고객이 됐다. 필자는 20년 이상 상업은행의 일선 영업을 담당하면서 이런 사례를 실천할 기회가 많았다. 그중 지점장 시절의 경험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거래하는 한 중소기업이 시설확충을 위해 기계구입 자금을 대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신용한도 초과 등의 이유로 수용하기가 어려웠다. 지점 입장에서 이런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한 후 차입선 다변화, 세제상의 혜택 등을 감안할 때 리스 금융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 마침 신설 리스회사가 신규우량 고객을 찾기에 혈안이 돼 있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신설 리스회사와 그 담당자를 소개해줬다. 그 중소기업사장님은 15년이 지난 지금도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는 꼭 자문을 구한다. 이렇듯 고객을 감동시키는 고객만족 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 즉 하드웨어ㆍ소프트웨어ㆍ휴먼웨어가 조화롭게 결합돼야 한다. 필자가 지금 근무하는 곳은 유가증권을 집중예탁 받고, 증권거래에 따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어느 정도 잘 갖춰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종래 20쪽 분량의 고객응대 매뉴얼을 폐기하는 대신 하나의 문장으로 압축된 고객응대 서비스 요령을 만들었다고 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친절한 쪽으로 판단을 내려라"라는 것이다. 고객만족ㆍ고객감동은 내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판단하고 평가한다. 내가 대접받고 싶은 만큼 남을 대접하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정신으로 충만한 기업문화, 즉 휴먼웨어를 갖춘 조직을 만들 것을 전 직원과 함께 신년을 맞이하며 다짐해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