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창형의 재테크 클리닉] '통일재테크' 해보자

[이창형의 재테크 클리닉] '통일재테크' 해보자남북정상회담 뉴스로 떠들석하다. 이런 와중에서도 통일이 되면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지 재테크 아이디어에 골몰하는 사람들이 있다. 북한에서는 냉장고가 인기지만 품귀 상태라는데 우리 나라에서 남아 돌아 처치곤란인 중고 냉장고를 북한에 팔면 꽤 짭짤한 재테크가 될 것이라 는 생각을 내 놓는 사람들도 있다. 만약 북한 사람이 이런 아이디어를 들으면 어떻게 말할까? 『생각은 좋습네다만 전기 사정이 좋지 않아서 냉장고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습네다. 게다가 북한에 서는 냉장고 값이 집 한 채 값인데 혹시 냉장고를 사다가 자금출처 조사를 받지 않을까? 이런 생 각도 걱정입네다』 아마 이렇게 말할 지도 모른다. ◇통일 재테크가 가능할까? 『말도 안돼. 설마 북한에서 자금출처 조사를 하겠습니까?』 혹시 이렇게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 겠지만 재미있는 것은 북한에서도 화폐 개혁을 한 적이 있다는 점이다. 물론 북한에서 인플레 때 문에 화폐개혁을 한 것은 아니다. 인플레가 전혀 문제가 없는 데도 화폐개혁을 했다. 이유가 재 미있다.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남이나 북이나 똑같기 때문에 뭔가 자식에게 재산이라도 남겨줘야겠다는 생각도 북한이나 대한민국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사유재산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북한에서는 유일한 상속수단은 「돈」을 꼬깃꼬깃 말아서 장롱 속에 감추어 두었다가 나중에 자녀 들에게 상속해 주는 사람이 많았던 모양이다. 이렇게 상속을 해 주려는 「부모님 사랑(?)」 때문에 장롱 속으로 화폐가 퇴장하면서 돈이 돌지 않게 되니 북한은 화폐 개혁 을 단행해서 장롱 속에 퇴장한 화폐를 꺼내려는 것이다. 이왕 돈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홍콩에서는 달러로 표시된 북한 외화 채권이 판매된 적이 있다. 주로 호주와 유럽 은행과 유대계 금융자본이 매집한다. 『북한의 대외 채무 상환 능력에 문제가 있는 데 북한 채권을 사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 번은 필자가 북한채권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외국 투자가에게 물었더니 대답이 걸작이다. 『북한이 만약 붕괴된다면 한국이 북한을 통일한다는 뜻인데 그러면 한국 정부가 북한 채권을 대신 상환해주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난 90년 독일 통일 시절에도 동독이 발행한 해외채권을 서독이 대신 상환해 준 적이 있다는 보충 설명까지 부록으로 들을 수 있었다. ◇통일이 되면 우리 재테크는 어떻게 바뀔까? 자기가 은퇴해서 노후생활을 시작하기 이전에 통일이 될 것으로 믿는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우선 연동형 연금으로 바꾸는 일이다. 통일이 되면 북한 화폐를 우리 나라 화폐와 교환해서 통일하는 과정에서 통화량이 늘어나고, 북한 지역의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자금수요도 급증하면서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오를 때 연금액도 자동으로 늘어나는 연동형 연금에 가입할하라는 이야기구나』 이렇게 생각한다면 50점. 연동형 금리로 연금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는 이자를 많이 받기 때문이 아니다. 사실은 금리가 내려갈 때도 연동형 연금에 가입하는 게 적당하다. 금리가 오른다는 이야기는 덩달아 인플레이션도 진행된다는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다. 인플레가 된다면 금리가 오르면 나중에 타는 돈도 늘어나지만 이에 대응해서 인플레도 올라갈테니 필요한 노후자금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따라서 인플레도 오르고 임금인상율도 오른다고 볼 때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 연동형 연금에 들어야 대체로 지금 생각하는 돈 가치를 유지하면서 노후생활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플레 5%를 가정한다면 지금 돈가치로 한 달에 100만원 정도 노후생활을 하려면 현재 8% 정도 금리수준에 5% 정도 인플레를 생각한다면 지금 돈가치로 100만원은 20년 후에는 265만원이나 필요하다. 이렇게 따지면 지금 40살인 사람이 60살부터 지금 돈가치로 한 달에 100만원씩 평균수명 75세까지 노후자금을 마련하려면 대략 2억 1,000만원 정도의 노후자금을 60살까지 마 련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금 9% 정도 금리라면 대략 32만원 정도의 연금을 매달 불입하면 해결된다. 문제는 매달 32만원씩 연금에 가입했는 데 앞으로 금리도 오르고 인플레도 오를 때다. 예를 들어 금리가 11%로 오른다면 60살이 될 때 쯤이면 2억 8천만원 정도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지만 인플레 때문에 노후자금도 늘어나서 지금 돈가치로 환산한 노후생활비 수준은 한 달에 95만원 수준이 된다. 그나마 연동형 연금에 가입했기에 인플레와 금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므로 돈가치가 보존되는 셈이다. 그러나 확정형 연금에 가입했다면 인플레가 진행되는 반면에 금리는 고정되어 있으므로 필요한 노후자금과 준비된 금액 사이에는 큰 차이가 발생하게 마련이다.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나중에 타는 돈도 감소하지만 인플레도 내려갈 것이므로 연동형 연금에 가입한 사람은 지금의 돈가치 계산한 노후자금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폭 또는 비율로 움직인다면 확정형 금리보다는 연동형 금리로 연금같은 장기 저축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름과 달리 연동형 연금이 안정적이고 확정형 연금이 불안한 셈이다. 앞으로 은행과 투신, 보험회사간에 연금을 해약하지 않고 바꿔서 가입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될 예정이다. 통일을 바라 보면서 살아 생전에 통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반드시 연동형 연금으로 바꾸자. 북한 땅에 가서 땅 투기나 해 볼까? 하는 생각보다는 우선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나씩 하나씩 해결하는 것은 통일도 마찬가지고 재테크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문의:MYIDEA@UNITEL.CO.KR (02)734-2092 입력시간 2000/06/19 10:3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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