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선인터넷망 개방 시기상조論

정부-업계 합의불구 "시장 작아 실익없다"무선 인터넷 망 개방에 대해 정부 및 관련 업체들이 모두 냉담한 반응을 나타내 실제 효과가 의문시되고 있다. 8일 정보통신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 망사업자, 컨텐츠 사업자들은 지난 7월 무선 망을 개방하기로 합의한 이후 구체적인 실현 방법을 놓고 협의중이다. 하지만 이동통신회사를 비롯해 독립계 포털, 컨텐츠 제공업체(CP) 등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아 실제로 망 개방이 실현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정부는 공정경쟁 여건을 조성해 무선 인터넷 시장을 확대해야 되며 이를 위해서는 망을 개방해 이용자의 정보선택권을 확대해야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서는 관련 업계들도 모두 동의한다. 다만 당장 실시할 경우 별다른 효과가 없는 만큼 CP 육성 등을 통해 시장부터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시장 확대가 우선이라는 생각은 이동통신회사들이 강하다. 시장 규모가 영세한 상황에서 망 개방이 선행되면 낮은 수익성과 무선 포털간의 무리한 가격 경쟁 등으로 시장 자체가 형성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의 관계자는 "무선은 수익 모델이 없는 유선보다 더 열악한 환경"이라며 "아직 시장도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망을 개방하면 유선과 똑같이 무료 컨텐츠가 범람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야후 등 독립계 포털도 입장은 비슷하다. 망 개방은 좋지만 지금 당장 망이 개방되더라도 얻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무선 인터넷(컨텐츠 제공) 시장은 월 20억원에도 못 미친다. 반면 시장 참여를 위해 필요한 빌링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는 최소한 20억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결국 배보다 배꼽이 큰 셈이다. CP업체들도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는 많아지지만 전체 파이가 커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입장이다. 즉 컨텐츠 이용자들이 제한된 상황에서 망이 개방되면 이들이 분산될 뿐 전체 이용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이동통신회사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데 망이 개방되면 대형 독립 포털과 따로 계약을 맺어야 하기 때문에 시어머니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장 망을 개방하더라도 즐길 만한 컨텐츠가 없는데다 무료 컨텐츠만 늘어 그나마 자리를 잡아온 '무선 컨텐츠는 유료'라는 인식이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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