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유통가 포커스] 롯데 끝없는 기업인수

미도파·TGI 이어 카드·홈쇼핑까지 거론'I'm still hungry(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히딩크 전 국가대표 감독이 월드컵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한 말이다. 비록 16강의 꿈은 이루었지만 아직 승리에 굶주려 있다는 뜻이다. 최근 롯데그룹의 행보를 보면 이들 역시 히딩크 만큼 아무리 사업을 확장해도 허기가 쉽게 가시지 않는 체질을 가진 듯 하다. 롯데그룹은 지난 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하면서 시작, 최근 인수한 미도파와 T.G.I.프라이데이스를 제외하고 총 32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중 10여개의 계열사는 설립한 것이 아니라 인수한 것이다. 한미식품을 인수해 이름을 바꾼 롯데칠성음료는 음료업계 1위를 달리고 있고 삼강산업이 전신인 롯데삼강도 초우량 회사로 거듭났다. 또 평화건설을 인수해 롯데건설이라는 주목 받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고전을 면치못하던 외국계 편의점 로손을 인수, 지금은 1,000개가 넘는 매장을 가지고 있는 코리아세븐으로 탈바꿈 시켰다. 이렇게 수많은 회사를 인수하다 보니 어느 회사가 팔린다는 얘기만 나오면 언제나 인수 1순위로 롯데그룹이 거론된다. 최근 신용카드, 택배, 홈쇼핑업체 등을 롯데가 인수한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흘러나오는 있는 것을 보면 그 끝이 어디일지 궁금할 정도다. 손만 대면 죽어가던 회사도 멀쩡하게 살려놓으니 그 뛰어난 경영능력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롯데의 무차별적인 기업인수에 대해 '얄밉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기업에 있어서 수익창출이 '최고 선(善)'임에는 틀림없지만 모험가 정신을 가지고 미개척 분야에 도전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모험은 다른 사람에게 시키고 안전이 보장된 후에 발을 들여놓는 롯데의 행태가 못마땅하다는 시각을 그렇게 하지 못하는 다른 경쟁사들의 질시 때문이라고만 치부해 버리기에는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이미 롯데는 거대 기업집단이고 앞으로 예의 그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더욱 덩치를 키워나가겠지만 존경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주위의 비판에 귀 기울이는 지혜가 할 듯 하다. 임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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