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오닐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 경제의 축이 한국과 브릭스(BRICs) 등 신흥국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브릭스’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짐 오닐(사진) 골드만삭스 글로벌 자산운용 회장은 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10년간 국가별 국내총생산(GDP)과 내수성장률 등을 고려할 때 브릭스 국가와 한국 등 넥스트11 국가가 세계경제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닐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이머징 국가의 소비력이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동인으로 부상했다”며 “이머징 국가가 가파른 소매판매 성장세를 보이면서 전세계 소비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여름 발행된 맥킨지 보고서를 인용하며 “현재 이머징 국가의 소비여력이 6조9,000억달러 수준으로 미국(10조5,000억달러)을 바짝 뒤쫓고 있다”며 “10년 후에는 이머징 마켓의 소비여력이 20조달러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의 또 다른 근거로 향후 10년간의 GDP성장률을 제시했다. 오닐 회장은 한국 경제가 앞으로 10년간 전세계 GDP 증가에 기여하는 비중이 세계 8위를 기록할 것이고, 1위를 기록할 중국은 10년 뒤 GDP 전망치가 13조달러로 미국 GDP의 3분의 2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10년간 세계 GDP 증가에 기여하는 국가들 중엔 일부 유럽 국가가 빠지고 브릭스와 함께 넥스트 11에 속하는 멕시코, 한국, 터키 등이 들어갈 것”이라며 “앞으로 유럽보다 한국, 브릭스 등 신흥국가들의 경제ㆍ사회 정책변화가 세계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닐 회장은 “한국의 성장잠재력 지수(GES)가 10점 만점에 7.4점으로 브릭스 국가와 넥스트11 국가 중에서 최고치”라며 “신흥국가들이 낙관적인 전망을 이어가려면 한국만큼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G20 서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꼽히는 각국간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서방 언론들의 상상력에서 나온 얘기로 다소 과장되게 다뤄지는 측면이 있다”며 “독일을 비롯한 대부분의 서방 국가들이 대중수출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추세로 4%에서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라며 “중국 정부가 흑자폭을 조절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할 경우 환율전쟁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닐 회장은 세계 증시가 대세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견해도 내놨다. 그는 “최근 15개월간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승국면(불 마켓)에 들어갔고 버블에는 근접하지도 않았다”며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떨어지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양적완화정책 발표에 대해서는 “최근 2년간 미국의 금융상황지수가 완화정책으로 기울었고 앞으로 좀더 완화로 치우치게 될 것”이라며 “달러약세가 지속되면서 세계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짐 오닐 회장은 골드만삭스의 글로벌 경제, 원자재 상품 및 전략 리서치 헤드를 맡다가 지난 9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용어설명 넥스트11=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신흥 11개국을 일컫는 짐 오닐 회장의 신조어로 방글라데시, 이집트, 인도네시아, 이란, 한국, 멕시코,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필리핀, 터키, 베트남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