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국면 '조기 탈출' 기대 커진다
금리동결·옵션만기일 매물 부담 무사히 넘기고기관 매수 지속 유동성도 풍부…수급상황 호전전문가 "이익모멘텀 갖춘 실적호전종목 관심을"
박현욱 기자 hwpark@sed.co.kr
주식시장이 금리동결과 옵션만기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조정국면이 조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7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에 따른 매물부담과 차익실현 욕구 증가가 지수반등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안도랠리 지속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전문가들은 2ㆍ4분기 기업실적 개선 전망이 선반영되거나 기관중심의 순환매장세가 이어질 경우 짧은 숨고르기를 거쳐 상승추세로 복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반등국면 진입 전까지 이익 모멘텀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한 선별매수로 차별화장세에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리동결ㆍ옵션만기 영향 제한적=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01포인트 하락한 1,848.00포인트로 마감했다. 2일째 지수가 소폭 밀렸지만 이날 한국은행의 금리동결 결정과 5월 옵션만기일 매물부담에 대한 우려가 컸던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셈이다. 오히려 옵션만기 당일에도 현ㆍ선물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양호한 수준을 보이면서 2,200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돼 지수 낙폭을 줄였다.
6일 연속 대규모 프로그램 순매수로 매수차익잔액은 7조1,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오는 6월 선물ㆍ옵션 동시만기일(12일)까지 청산물량 부담 지속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문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베이시스가 예상 범위의 하단인 1.2포인트 부근 밑으로 내려갈 경우 차익거래 매물 증가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다만 증시여건이 호전되고 베이시스도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 실질적인 물량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현행 5% 수준의 금리동결 결정도 일부 실망매물을 자극했지만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금리인하 무산이 투자심리 악화의 빌미가 될 수 있었지만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금리방향이 인하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금리 등 단기변수보다 장기추세 복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며 “기관의 꾸준한 매수세 등 수급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매수관점의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실적주 중심 매수 바람직=낙관론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차익실현 매물증가와 단기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도 감소는 당분간 상승탄력을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850선 부근에 최근 1년 동안의 최대 매물벽이 형성돼 있어 단기적으로 매물 소화과정이 필요하다. 더욱이 이머징 시장과 비교해 국내 증시의 상대 주가수익비율(PER)도 97% 수준까지 올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메리트가 떨어진 상황이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12개월 예상 PER(6일 기준)는 11.88배로 지난해 평균 수준(11.82배)을 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신용위기 완화에 따른 안도랠리가 지속되고 있고 자금유입 재개로 시작된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 상승장에 앞서 업종ㆍ종목별 순환매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실적 모멘텀이 뚜렷한 종목선택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중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지난 1ㆍ4분기 실적을 통해 기업 펀더멘털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2ㆍ4분기에 대한 기대수준을 높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이익 모멘텀을 갖춘 실적주로 시장 관심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