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 2월 27일] <1631> 해병대


1537년 2월27일, 신성로마제국 황제이며 스페인 국왕인 카를 5세가 특수군 창설 명령을 내렸다. 새로운 군대의 이름은 해병. 로마제국의 2개 군단이 함상전투 훈련을 받고 비진틴제국에서도 해병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군대가 존재했으나 해병이라는 이름의 군대가 등장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신설된 해병의 임무는 해안기지 방어와 해상 백병전. 국력이 구대륙(유럽)은 물론 신대륙(미주)으로 뻗어나가던 스페인은 해군만으로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해병 병과를 만들었다. 카를 5세의 아들인 펠리페 2세 시절에는 규모를 연대급으로 늘리고 상륙전 기능까지 맡겼다. '돈키호테'를 지은 작가 세르반테스가 당시의 해병 출신이다. 스페인 해병대의 특징은 창설 이래 한 깃발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점. 포르투갈(1621년 창설), 프랑스(1622년), 영국(1664년), 네덜란드(1665년)도 대외진출이 늘어나면서 해병대를 창설했으나 해체와 재창설을 되풀이한 반면 스페인은 연대급 이상 해병부대를 유지해왔다. 최초의 여군 해병도 1793년 스페인에서 처음 등장했다. 스페인에서 시작한 해병대의 효용성이 입증된 곳은 미국. 독립전쟁 때 창설된 미 해병대는 미서전쟁(1898년)에서 원조인 스페인 해병대를 압도하고 주요 전쟁에서 맹위를 떨쳤다. 자체 전투비행단까지 보유한 20만 병력의 미 해병대는 대통령이 의회동의 없이 동원할 수 있는 긴급전략군 성격도 지녔다. 한국 해병대는 1949년 창설돼 비교적 역사가 짧지만 규모(세계 3위)와 실력을 갖춘 부대로 유명하다. 해병대원들의 자긍심이 드높아 젊은이들의 입대 경쟁도 치열하다. 문제는 빈약한 지원과 거꾸로 가는 정책. 저비용 고효율 전략기동군인 해병 전력을 증강하기는커녕 감축론이 등장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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