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대학의 자율성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제한하는 정부의 정책들을 비판하고 자율성 보장을 요구했다. 정 총장은 14일 교내 문화관 강당에서 열린 제59주년 개교기념식에서 “자율성은 대학 존립의 으뜸 원칙인데 안타깝게도 허울조차 남아 있지 않다”며 “(정부가) 창의적 인재를 선발하고자 하는 대학인의 노력을 정책으로 묶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학 입시안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지식의 단순 암기능력이 아니라 통합적인 사고능력을 측정하고자 하는 시도에 대해서도 (정부의) 지침을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개탄했다. 정 총장은 이어 “우리 대학이 세계 일류의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다양성과 자율성 확보가 관건”이라며 “서울대는 다양성 확보를 위해 입시제도에 지역균형선발제를 도입했고 타교 및 타학과 출신의 채용비율도 높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 사회에는 생산적 경쟁의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는 균등주의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하고 “다양한 구성원이 자율적 책임으로 수월성을 추구할 때 인재를 길러낼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서울대는 이날 개교기념식에서 제15회 ‘자랑스런 서울대인’으로 이종욱(60)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정석규(76) 신양문화재단 이사장을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