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CEO(최고경영자)들의 신년사에서 드러난 갑신년 새해의 경영 키워드는 단연 `성장`이다. 재계는 새해 경영의 테마를 양적ㆍ질적 성장에 기본 뼈대를 두고▲글로벌 역량 강화
▲변화와 혁신 등 두 줄기 아래 세부 전략을 펼쳐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선자금 수사와 세계 경기 불황 등으로 수세적 입장에 머물렀던 자세에서 벗어나, 공격적 투자를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각오다.
◇`글로벌 리더`만이 살길= 이건희 삼성회장은 신년사에서 “새해의 경영방침을 `글로벌 일류기업 구현`으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는데 경영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시급한 것은 디지털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글로벌 경쟁력의 확보”라며 “세계 시장을 리드하는 1등 제품을 확대하고 사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며 지역특성에 맞는 현지 중심의 1등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구본무회장의 신년사에 앞서 내놓은 내년 경영전략에서 2004년 경영의 최우선 과제를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두었다. 이를 위해 PDPㆍLCD 등 디지털 디스플레이, 차세대 단말기, 2차전지 등 정보전자소재와 관련된 승부사업과 주력사업 분야를 주도하기 위한 `선행투자`를 보다 과감하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손길승 SK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 50년동안 성장과 도약의 근간이었던 `SK가치`에 대한 재무장으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자”고 역설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밝힌 `지속가능경영`을 새해 경영의 화두로 삼고, 미국 GE처럼 `50년이 돼도 살아 남는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정몽구 회장은 “생산현장에서부터 경쟁력 확보에 매진해 수출성장세를 이어가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양호 한진회장은 `이제는 변화할 때(Time To Change)`라는 말을 새해 경영 슬로건으로 제시하고,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회장은 신수종 사업 발굴을 통한`가치경영-미래경영`을 화두로 삼았다.
◇사회적 이미지 쇄신= 올해 신년사에서 드러난 또하나의 화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른바 질적 경영으로, 연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대선자금 수사의 파고를 재계 스스로의 이미지 변신을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건희 회장은 “한층 무거워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상생경영`에 대한 의지를 신년사에서 다시 한번 드러냈고, 손길승 SK그룹 회장은 “국민경제에 기여하고 사회에 공헌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발휘하는 기업이 되자”며 윤리경영을 재차 화두로 꺼냈다. 현대차도 환경ㆍ투명ㆍ품질 경영 등을 통해 그룹의 클린 이미지를 심는다는 복안이다. 포스코도 `성장`과 함께`신뢰`를 2004년의 양대 경영모토로 삼고, 지배구조 개선, 사회공헌 활동 등 다양한 각도에서 존경받는 기업의 이미지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