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정책 드라이브를 위해 정치권을 상대로 소통과 스킨십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8.ㆍ15 경축사에서 제시한 녹색성장과 국민행복시대를 구체화시키기 위한 입법작업을 위해 그동안 유지해온 여의도 정치권과의 '거리 두기'보다는 서로간의 이해의 폭을 넓혀 정치권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청와대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공기업 개혁, 감세정책 및 조세개혁, 규제철폐, 서민경제 회복 등 각종 현안이 원만히 처리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입법부와 정치권의 도움이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5일 국회의장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관계자는 이날 만남에 대해 "9월 정기국회에서 정치적 통합과 경제 살리기를 위해 뜻을 모으기 위해 행정부의 수반인 대통령과 입법부의 수장인 의장단이 18대 국회 출범이후 첫 만남을 가졌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추석연휴를 전후해 국회 상임위원장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할 계획인데다 10월 국정감사 이전에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국정 전반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정치권과의 화해제스처는 사실상 제 2의 정부 출범과 같은 8.15 광복절이후 계속되고 있다. 이미 지난달 20일 한나라당 당직자들과 22일 한나라당 사무처 직원, 26일에는 대선당시 후보특보단 만찬을 가지면서 정치권 전체와 접촉에 앞서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스킨십 행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그동안 '여의도 정치'라고 기존 정치권을 폄하하던 방식에서 벗어난데다 실제 만나서 얘기하다 보면 이 대통령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여기다 이 대통령이 내세우는 '경제살리기' 명분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도 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종교모임 연합기도회 축사에서 "과거 같으면 위기설을 각 정파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는 일을 하지만 민주당은 절대로 이런 좋지 않은 소재를,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근거도 없는 이야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며 경제위기에 대한 초당파적 협조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