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남북 IT협력 급물살

남북 IT협력 급물살 "北프로그래머 실력 탄탄" SW공동개발등 유망 비트컴퓨터의 조현정 사장은 이번 방문에서 남북한 IT협력 방안에 대해 상당한 의견접근을 보았다. 이번 방북 성과는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상하이를 찾았을 때 IT를 비롯한 첨단산업분야에 큰 관심을 표명한 데 이어 곧바로 나온 것이어서 IT분야의 남북한간 협력이 빠르게 진척될 것으로 예상된다. ◇IT실무자 잇단 방북 조현정 사장에 이어 6일에는 하나비즈닷컴의 문광승 사장, 한국인터넷정보센터의 송관호 사무총장 등 IT 관련 CEO를 포함한 8명이 북한을 찾는다. 이 가운데는 화상 솔루션업체인 우암닷컴과 기가링크, 큐빅테크, 허브메디닷컴이 포함돼 있다. 우암닷컴과 기가링크는 이산가족 면회소외에 '화상 면회소'를 설치, 남북한 가족들이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산업·교육·의료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큐빅테크는 남북한 소프트웨어 교류, 한의학 정보사이트인 허브메디닷컴은 북한과 의학 분야의 정보 인프라 교류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허브메디닷컴은 이미 조선콤퓨터센터로부터 '체질분류와 진단체계'라는 프로그램을 수입한 바 있다. ? 또 남북한 학자와 실무자들은 22일부터 24일까지 중국 옌변에서 만나 '남북한 컴퓨터 코드 단일안'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한다. ◇남북IT협력 가능 분야 조현정 사장은 "컴퓨터를 비롯한 북한의 전산 인프라는 낙후돼 있다"면서도 "이 같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프로그래머는 기초가 매우 탄탄하다 "고 말했다. 실제 북한의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기초 학문인 수학을 탄탄하게 익혔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이해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북한은 실무자들은 일본을 통해 들여온 관련 서적을 통해 최신 기술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쌓고 있다. 그러나 PC등의 전산시설을 크게 낙후돼 있다. 북한이 자랑하는 조선콤퓨터센터만해도 전체 800여대의 PC중 불과 10%만이 펜티엄급이다. 때문에 지식을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 조 사장은 "이런 환경에서 괜찮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고 말한다. 북한의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남북한이 IT분야에서 가장 먼저 협력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소프트웨어 분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남한에서 SW개발을 기획하고 구체적인 개발작업은 북한의 기술자들이 참여하는 방안이다. 또 남북한의 개발자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IT인력 교류가 선행돼야 한다. 비트컴퓨터는 북한의 IT인력을 한국에서 교육하고 이들이 남북한 공동SW개발과정에서 매니저로 활동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의 SW를 들여와 파는 것도 실현 가능한 분야다. 실제 하나로통신과 현대정보기술ㆍ삼성전자 등이 북한 소프트웨어를 국내에 보급하고 있다. ◇넘어야 할 과제 북한은 전산 인프라가 크게 부족하다. 때문에 남북한 IT협력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이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부에서 이미 추진중인 중고PC 보내기 등을 통해 격차를 줄여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걸림돌이 있다. 정부의 대북 통일 정책과 맞물려 있는 데다 미국이 적대국에 대해 고성능 컴퓨터 수출을 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수가 모두 고려돼야 한다. 또 남북한 간 컴퓨터 용어는 물론 키보드도 다르다. 일례로 리눅스의 경우 남한은 '리눅스', 북한은 '리낙스'로 부른다. 이를 하나로 통일 해야 한다. 북한은 영어식 표현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IT분야에서는 영어가 표준어로 통하기 때문에 북한의 영어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과제로 남게 된다. 북한은 자체적인 근거리통신망(LAN)이나 원거리통신망(WAN)을 구축하고 있지만 인터넷과는 연결돼 있지 않다. 남북한 간 프로그램 공동 개발을 위해서는 북한이 폐쇄적인 전산망을 인터넷과 연결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 SW개발을 맡긴 삼성전자는 북한측이 갑자기 개발 용역비를 크게 올려줄 것을 요구, 크게 당황한 경험이 있다. 따라서 IT경협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협력 기조를 얼마나 성실하게 가져가는가에 달여 있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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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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