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신성 법안남발등 정권말 부처간 정책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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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말기를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이 설익은 정책과 선심성 법안을 남발하는 바람에 기업과 국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부처간 협의도 제대로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안 돼도 그만'식의 대책을 내놓고 있고, 연말 대선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정치권도 선심성ㆍ생색내기용 법안을 내는 데 몰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연금제, 통합도산법, 증권 관련 집단소송제 등 정작 민생에 중요한 경제법안들은 찬밥신세가 됐다.
이 같은 리더십 해체현상은 국가경쟁력을 해치고 국민생활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재정경제부 등 정부 부처와 재계ㆍ민간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부처간 협의와 사회적 합의가 덜된 정책이 마구 쏟아져 기업과 개인들의 결정을 헷갈리게 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다.
재경부는 건설교통부가 화물차로 판정한 결정을 번복해 승용차로 분류하면서 특별소비세를 부과한다고 밝혀 재계와 소비자들을 극도의 혼란으로 내몰고 있다.
또 국세청은 최근 삼성ㆍLG 등 카드사들이 발급하는 기프트 카드에 인지세를 부과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월부터 기프트 카드가 신용카드에 속하기 때문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며 판매해온 카드사들은 여기에 맞서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이 정유사에 대해 주유할인제를 폐지하고 무이자할부를 3개월 이내로 하라는 행정지도를 한 데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가격담합의 소지가 있다며 이를 가로막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빚어지고 있다.
지난 9월 오피스텔을 일반업무시설이라고 판정한 건교부의 정책에 대해 국세청이 정반대의 해석을 내려 국민들은 어느 부처의 말을 들어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정치권은 잇속 챙기기에 바쁘다. 국회에 계류 중인 ▲ 농어촌 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 생리대 부가가치세 면제 ▲ 사립학교 국유지 무상 이용 ▲ 농어업용 면세유 혜택 연장 ▦액화천연가스(LNG) 세율 감면안 등은 정치인들이 지역구민의 이익을 챙겨주기 위해 내놓은 법안들이다.
이규황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국내외 불안요인이 증폭되고 있는 터에 정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여기에 정치권까지 가세해 국민생활을 매우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의 신중한 정책결정을 촉구했다.
박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