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모펀드 칼라일이 중국 최대 건설장비업체를 3억7,500만달러에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계기로 외국계 사모펀드들의 중국 진출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칼라일이 2년의 협상 끝에 중국의 쉬공건설장비의 지분 85%를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매수자금의 대부분은 매수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 차입금을 조달(LBO방식)한다. 이 방법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널리 퍼진 기업 인수ㆍ합병(M&A) 방법이지만 중국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칼라일이 이번 쉬공 인수전에서 미국 굴지의 건설장비업체 캐터필러 등을 물리치고 중국 국영기업을 인수한 것은 중국 정부가 사모펀드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칼라일은 지난달 중국 국영 생명보험사인 차이나퍼시픽생명보험의 지분 24.9%를 4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며, 미국의 와버그 핀커스나 홍콩의 시틱 캐피털 마켓츠도 중국 국영 제약업체 하얼빈 제약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로써 최근 중국 기업들이 매력적인 인수 상대로 떠오른 가운데 기업을 사들인 후 다시 프리미엄을 얹어 되파는 바이아웃을 노린 사모펀드들의 중국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26일 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에 따르면 쉬공의 왕민 회장은 “칼라일과 손잡은 것은 (칼라일과 쉬공) 모두에게 윈윈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면서 “이로써 쉬공은 국영기업으로서의 구태를 벗고 에너지 넘치고 경쟁적인 시스템을 도입해 국제적인 사업 확장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칼라일은 내수에 의존했던 쉬공의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서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판로를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