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당 1,000만원도 안 되는 급매물이 수두룩합니다.” (용인 상현동 T공인의 한 관계자) 경기 용인시 집값이 바닥 없이 추락하며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매도 호가 기준 3.3㎡당 1,000만원에도 못 미치는 급매물이 속출하며 심리적 저지선마저 붕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죽전ㆍ보정동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3.3㎡당 집값이 한때 1,500만원을 넘겼던 ‘용인 전성시대’가 막을 내리고 이제는 3.3㎡당 1,000만원선이 위협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18일 용인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상현동 S아파트 105㎡형의 경우 2년 전 4억원을 호가했던 집값이 현재 급매물 기준 2억7,500만원까지 떨어졌다. 3.3㎡당 900만원도 안 되는 처참한 가격 하락이다. 대형 평형 아파트 역시 사정은 비슷해 같은 지역 G아파트 155㎡형은 4억2,000만원까지 급락했다. 지난 2006년 말 6억3,000만원까지 올랐던 물건으로 2년 만에 집값의 3분의1이 공중분해 된 셈이다. 신봉동 B아파트 109㎡형의 매도 호가는 3억4,000만원으로 3.3㎡당 1,000만원 붕괴를 목전에 두고 있다. 신봉동 K공인의 한 관계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호가가 떨어지니 최저 호가를 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워낙 사정이 급한 매도자들도 많아 급매물에서도 1,000만~2,000만원은 가격 흥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지리적으로 분당과 가깝고 상대적으로 교통이 편해 인기를 끌었던 죽전동도 폭락에서 벗어나지는 못한 양상이다. 죽전동 H아파트 125㎡형은 4억원까지 하락해 3.3㎡당 1,000만원에 근접했고 다른 H아파트 109㎡형은 3억2,000만원선에서 매도 호가가 형성되며 3.3㎡당 1,000만원의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졌다. 이렇듯 집값이 고점 대비 최고 30% 이상 떨어지면서 ‘저가 쇼핑’을 원하는 매수세도 있지만 막상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소형 주택에서 중대형 주택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수요자의 경우 정작 자신이 보유한 주택이 팔리지 않아 애만 태우고 있다는 것이다. 용인 상현동 H공인 관계자는 “2년 전 85㎡형대 집값이 지금 105㎡형 집값과 비슷해 넓혀가기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례도 여럿 있다”며 “막상 집이 안 팔리니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뭄에 콩 나듯 이뤄지는 거래가 막판에 깨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서울에서 전세를 살다 최근 죽전동에서 집을 알아보고 있다는 김모(35)씨는 “지금이 바닥이라는 생각에 구입을 결심하기는 했는데 집값이 더 떨어지니 마음이 흔들린다”며 “금융권에서 종사하는 친척이 위약금을 주는 한이 있더라도 취소하는 게 낫다고 권유해와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이제 갓 문이 열린 분양권 전매시장 역시 얼음장 같은 부동산 한파 속에 맥을 못 추고 있다. 계약금보다 2,000만~3,000만원가량 싼 분양권 매물이 쏟아지고 있지만 워낙 비싼 분양가 탓에 투자 매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신봉동 J공인의 한 관계자는 “분양권 매물이야 새 집이라는 장점이 있기는 하지만 3.3㎡당 분양가가 1,300만~1,600만원대여서 지은 지 3~4년 된 집보다 1억원 이상 비싸다”며 “이 상황대로라면 입주와 동시에 집값이 떨어지는 ‘깡통 아파트’도 속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