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경북 상주시의 한 여고에서 에어컨의 일종인 냉풍기 오염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집단식중독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4일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임두성(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5월 경북 상주시 S여고에서 발생한 집단 설사사고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이동식 냉풍기를 통해 식중독균인 바실러스 세레우스에 오염된 음식을 먹은 것이 원인으로 추정됐다.
에어컨을 통한 식중독 발생사건은 국내 역학조사 결과 첫 번째 사례이고 당시 이 학교 학생 591명 가운데 142명에게 설사가 발생했으며 환자 3명과 냉풍기 표면에서 식중독균 바실러스 세레우스가 검출됐다고 임 의원은 밝혔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음식물을 식히기 위해 사용한 냉풍기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됐고 환자에게서 발견된 세균과는 유전자형이 달라 냉풍기에 의한 것인지는 확정할 수 없으나 다른 감염원을 파악하지 못해 냉풍기에 의한 오염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지난해 7월부터 사용했던 이 냉풍기의 위생관리와 정기점검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임 의원은 “집단급식소에 설치된 에어컨에 대한 정기 세척과 소독이 필요하고, 조리식품 냉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보건당국의 지도와 홍보가 시급하다”며 “유사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모든 식중독에 대한 보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