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11월 9일] '싱가포르 APEC' 에 거는 기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경제의 재건ㆍ위기와 기회(Rebuilding the Global Economy: Crisis and Opportunity)'를 주제로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 경제계 정상회담(APEC CEO Summit)이 개최된다. 이번 회의에는 APEC 주요 회원국 정상과 기업인, 경제계 인사 등 800여명이 참석한다. 글로벌 금융ㆍ경제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 위기 극복의 엔진이 되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정상들과 정부 대표단, 그리고 기업인들이 함께 모여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경기회복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한다는 사실에 기대가 크다. 아·태 경기회복 심도있게 논의 이번 APEC 회의에서는 경제위기 극복과 경제위기 이후 회원국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음 세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회원국들의 성장전략 모색이다. 현재의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위기 이후까지 지속될 수 있는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방법론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 다자 간 무역시스템의 보완 및 강화이다. 경제위기 진행과정에서 대두됐던 보호무역주의의 유혹을 떨쳐내고 아직 최종안을 도출하지 못한 도하개발어젠다(Doha Development AgendaㆍDDA)의 결론을 도출하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다자 간 자유무역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경제통합 가속화이다. 역내 회원국 간의 상품ㆍ서비스 공급망을 효율화하고 관세 등 무역에 따르는 부담을 완화함으로써 역내 국가들의 경제적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어렵고 중대한 주제들에 대해 짧은 회의기간에 최종 결론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21개 국가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 같은 국제회의에서 의외로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필자가 한국 대표로 참여하는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는 이러한 주제들과 관련, APEC 정부대표단에 제출할 의견을 최종 조율하기 위해 8일부터 APEC 회의 개최일인 12일까지 함께 모여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게 된다. 특히 ABAC는 APEC 경제계 정상회담 기간 중 APEC 정상들에게 APEC 역내 경제계의 의견을 전달하는 소중한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싱가포르 APEC에서 경제위기 극복만큼이나 중요하게 논의될 또 하나의 주제는 기후변화협약과 탄소배출 감축에 관한 것이다. 이번 APEC 회의는 다음달 초 덴마크에서 열리는 코펜하겐 기후변화 당사국총회를 불과 한달 앞두고 열리는 대규모 국가 간 회의인 탓에 기후변화와 탄소배출 감축에 대한 각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익·국격 높이는 기회로 삼자 APEC 회원국에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과 중국ㆍ러시아 등을 중심으로 하는 신흥경제국가들이 모두 포함돼 있어 일치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나 탄소 감축과 관련한 첨예한 대립을 어느 정도 조율하는 무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않다. 이번 APEC 회의에서 논의될 경제위기 극복, 기후변화 등은 우리에게도 매우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이며 국제협력이 필수적인 분야들이다. 우리나라는 내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는 등 국제사회에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 APEC과 같은 국제무대에서 우리 정부와 민간 부문이 강화된 국가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의 국익을 지키고 국가적 품격을 높여나가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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