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을 받는 퇴직 공무원 수가 계속 늘면서 현직 공무원 약 4명이 퇴직자 1명을 부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행정안전부와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퇴직연금과 퇴직유족연금을 받는 공무원연금 수급자는 현직 공무원(104만556명)의 27.3%인 28만3,594명으로 집계됐다. 현직 공무원 3.7명이 내는 공무원연금 보험료로 퇴직자 1명을 부양하는 셈이다.
현직 공무원 대비 공무원연금 수급자 비율인 공무원연금 부양률은 20년 전인 1988년 2.3%에서 계속 한자릿수 대를 유지하다 1999년 14.0%로 10%를 넘어선 데 이어 2004년(20.1%) 20% 선을 돌파했으며, 이후에도 2007년 24.7%, 2008년 27.1%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부양률이 이처럼 급등하는 것은 공무원연금 보험료를 내는 현직 공무원보다 연금을 받는 퇴직자 증가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공무원 수는 1988년의 76만7,123명보다 35.6% 늘어난 데 비해 공무원연금 수급자는 1988년(1만7,923명)의 약 16배로 급증했다.
퇴직자가 일시금이 아니라 장기간 나눠서 받는 연금을 선택하는 비율도 1988년 38.2%에서 1998년 46.7%, 2003년 87.9%, 지난해 93.9%로 높아지는 추세다.
정부는 지난해 공무원연금의 적자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공무원들이 내는 연금 보험료를 현재보다 26.7% 올리고 퇴직 후 받는 연금 지급액은 과세소득의 2.12%에서 1.9%로 하향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행안위는 최근 열린 법안심사소위에서 퇴직 후에도 고소득을 올리는 공무원 출신자는 연금 지급액을 더 줄이는 등 정부안보다 강화된 내용에 잠정 합의, 오는 13일 법안심사소위를 거쳐 14일 전체회의에서 이를 의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국공무원노조와 민주공무원노조 등 공무원 관련 단체들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공무원연금법 개악을 일방적으로 강행한다면 모든 수단을 연구해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