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사업 실패 안하려면… 철저한 시장조사가 필수

■ 막오른 주총 신사업이 없다<br>상용차수입·유통 등 무리하게 추진하다<br>성과 없자 사업 접어

2010년 SK네트웍스 신규사업기획팀에 특명이 내려졌다. 2015년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대세가 될 테니 전기차 사업을 추진하라는 것. 이에 신규사업기획팀은 그룹 계열사인 SK에너지로부터 배터리를 공급 받을 것을 염두에 두고 차체 공급처를 물색하는 등 세부 계획을 세워나갔다. 최종 목표는 전기차 개발 및 생산이었다. 이를 위해 팀원들은 현대자동차 생산 공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하지만 야심 차게 전기차를 만들겠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신규사업기획팀은 해체됐다. 팀장은 회사를 떠났고 팀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해체 전 신규사업기획팀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전기차 사업은 렌터카 사업으로 축소됐고 스마트 그리드 등 신규사업은 SK이노베이션으로 이양됐다.

면밀한 시장조사 없이 무리하게 신사업을 추진했다 낭패를 보게 된 단적인 예다. 전문가들은 나날이 산업이 전문화되고 복잡 다단화되면서 충분한 준비 없이 신사업을 추진할 경우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LG상사는 2006년 신사업으로 시작했던 카메라ㆍ디지털기기 유통사업을 2011년 말 중단했고 그즈음 상용차 수입사업을 접었다. 또 지난해에는 2007년부터 해오던 와인 유통사업을 청산했다. 이에 따라 재고 소진을 위해 70~80%의 할인율로 와인을 팔아야 했다. 오래 전 얘기이기는 하지만 현대종합상사는 요식업이 수익이 높다고 판단, 서울 강남 일대에 일식집을 차리기도 했다. 현재 이 사업이 중단됐음은 물론이다. 현대종합상사가 신사업으로 진행했던 연해주 농장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성공하지 못한 사업은 기업이 잘 발표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신규사업 실패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사업을 검토하고 추진하는 활동은 장려돼야 마땅하지만 무리한 사업 추진은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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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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