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에는 흑인노예를 해방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과 흑인 인권운동에 불을 지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성경이 사용돼 눈길을 끌었다. 또 취임식에 앞서 개최된 취임선서식과 취임파티에서는 잇따라 해프닝이 벌어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오전11시30분 의회의사당 '캐피털힐' 계단에 마련된 특별무대에서 링컨 전 대통령과 킹 목사의 성경을 포개 손을 얹고 취임선서를 했다. 노예해방과 남북전쟁으로 이어진 극심한 분열 속에 취임한 링컨 전 대통령이나 비폭력 흑인 인권운동을 주도하다 암살당한 킹 목사처럼 오바마 대통령도 정치적 갈등과 충돌 속에 집권 2기를 맞는 만큼 이들 두 성경의 의미에 관심이 모아졌다. 특히 올해는 링컨이 노예해방선언문에 서명한 지 150년째 되는 해이며 킹 목사가 링컨기념관 계단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다(I have a dream)"는 연설을 한 지 50년째 되는 해이기도 하다.
○…공식 취임식에 하루 앞서 20일(현지시간) 오전11시55분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블루룸에서 부인 미셸 여사와 두 딸 말리아ㆍ샤샤가 지켜보는 가운데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 앞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4년 전 취임선서를 낭독하다가 단어의 순서를 뒤바꾸는 실수로 진땀을 뺐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에는 완벽하게 소화했다. 실수를 되풀이할까 걱정하며 지켜보던 막내딸 샤샤는 "잘했어요, 아빠(Good job, daddy). 이번엔 망치지 않았네요(You didn't mess up)"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제대로 했구나(I did it)"라며 기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취임선서를 네 차례나 한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지난 2009년 취임식에서 선서문의 문구가 뒤바뀌는 바람에 두 차례 선서를 한 데 이어 올해는 헌법상 취임일(1월20일)이 일요일과 겹치는 바람에 관례에 따라 이튿날 열린 공식 취임식에서 또다시 선서를 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실제로 4선에 성공했던 프랭클린 D 루스벨트가 유일하게 취임선서를 네 차례 한 대통령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미국의 대통령이어서 자랑스럽다"는 말실수를 했다. USA투데이는 20일 바이든 부통령이 워싱턴DC에서 열린 취임파티에서 은연중에 속마음을 드러내는 이른바 '프로이트의 실수'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급히 "미국의 부통령이어서 자랑스럽다. 무엇보다 오바마 대통령의 부통령이어서 더욱 자랑스럽다"고 정정했지만 신문은 오는 2016년 차기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둔 것처럼 들린다고 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미 1988년과 2008년 두 차례 대선에 출마하는 등 대권도전에 대한 열망을 보여왔다.
○…미국 ABC방송의 유명 뉴스 진행자 바버라 월터스(83)가 19일 피터 웨스트매컷 주미 영국대사의 저택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 축하파티 도중 계단에서 넘어져 입원했다고 ABC 측이 밝혔다. 월터스는 상처를 치료하고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입원했다. 제프리 슈나이더 ABC뉴스 대변인은 "현재 월터스는 방심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을 할지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퇴원시기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