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이통사의 요금제 딜레마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오는 10월부터 획기적인 음성통화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 3사가 롱텀에볼루션(LTE)망에서도 음성통화가 가능한 'VoLTE(Voice over LTE)' 상용화를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VoLTE를 이용하면 넓은 대역폭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음성통화 외에 전화를 하면서 데이터 전송까지 가능하다. 아직 출시 준비 중이라 구체적인 방향은 10월 이후에나 알 수 있겠지만 어쨌든 이용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문제는 이통사다. VoLTE는 이전과 달리 패킷 방식으로 음성을 전송하기 때문에 데이터 이용료만으로 통화가 가능한 탓이다. 이통사의 가장 안정적인 수입원인 음성통화 매출 감소로 직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 '네이트온톡' '마이피플' 등에서 제공하는 음성통화 서비스는 분당 1메가바이트(MB) 이하의 데이터가 소진된다. 단순 비교할 경우 LTE 62요금제 가입자는 기본 데이터 제공량만으로 VoLTE를 통한 음성통화가 최대 월 6,000분 가능해진다. 이통사들은 이와 관련해 아직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10월 서비스 개시와 동시에 내놓을 VoLTE 요금제는 음성통화와 기존 데이터 이용을 분리해 과금할 것이 확실시된다. 가장 확실한 수익원인 음성통화를 데이터 요금과 분리하지 않으면 매출 감소가 분명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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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소비자 반발이 예상되는 게 걸림돌이다. 데이터 이용 목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이 쓰고 있는 데이터를 분리해서 과금하는 것에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선과 관련해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건 국회 또한 통신요금 인하와 관련한 압박 수위를 높일 명분이 생기게 될 수 있다.

VoLTE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다만 이통사가 서로 간 눈치를 보다 제 살 깎아 먹기식 요금제를 내놓을 경우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같은 자충수가 될 것이 분명하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매출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산업 구조 때문에 이통사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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