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귀의 패는 상당히 크다 잡히느냐 잡느냐에 따라 안팎으로 계산해보면 대략 38집에 해당한다. 그러나 한 수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무려 3수를 들여야 한다. 그러므로 고수들은 이런 패를 구태여 이기려고 들지 않는다. 상대방더러 여러 수를 들여 이 패를 이겨가라고 한다. 지금 이세돌은 패를 지고 바둑을 이길 궁리를 하고 있는데 사실은 창하오의 속셈도 똑같다. 창하오의 백48이 좋은 팻감이었다. 이세돌은 5분을 생각하고 흑49로 일단 따냈다. 우하귀를 계속 받고 있을 여유는 없다고 판단한 것. 백50을 보고 이세돌의 마음이 바뀌었다. 그가 예상했던 진행은 참고도1의 백1이었다. 이것이면 계속해서 A와 B가 절대팻감이 되므로 흑이 곤란하다고 생각했던 것인데 창하오가 실전보의 백50으로 젖혀 준 것이다. 이세돌은 흑51로 받고 흑53으로 끈끈하게 물고늘어지기로 했다. “창하오는 아마 이세돌이 우상귀 패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겁니다.”(김만수) 해결하는 코스는 참고도2의 흑1로 꽉 잇는 것이다. 그것이면 백은 2를 선수로 두고 4로 뻗게 된다. 이 결과는 백의 만족이다. “실전보의 흑53, 55는 얼핏 떠오르지 않는 강수입니다. 이 코스는 백도 부담이 엄청나게 커서 백이 우상귀의 패를 이기는 궁리만 할 도리밖에 없어요.”(백대현) 원래는 쌍방이 이 패를 질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세돌은 상대방이 이 패를 이길 궁리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이었다. 창하오는 백58로 팻감을 썼다. “안 받으면 안 되나?”(필자) “받아 줄 겁니다. 이세돌은 패를 지기로 작심을 했으니까요.”(김만수) (52…49의 아래. 54…47의 아래. 57…47)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