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조달 자금원 가운데 은행채와 CD의 비중이 높아지지 않도록 영업력을 강화해 예금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시에 대출도 자산을 늘리기보다는 건전성을 높이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금이 빠른 속도로 이탈함에 따라 은행의 수신기반은 취약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조달비용이 높은 금융채와 CD의 비중이 지난 2003년 15.1%에서 2005년에 20%를 넘고 올 6월에는 26.7%까지 높아졌다. 주요한 자금조달 수단이 저축성 예금에서 단기금융시장이나 채권시장을 통한 시장성 수신으로 전환되면서 비용상승과 고객과의 관계 약화로 이어졌다.
수신기반 약화로 조달비용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대출규모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은행들의 9월 말 현재 산업대출금 잔액은 420조원으로 6월 말에 비해 23조원 증가했다. 이는 2ㆍ4분기 증가액(28조원)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대출재원 마련이 힘들어 대출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기는 힘든 상황이다. 김화용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은행들이 4ㆍ4분기부터는 대출재원 마련의 어려움, 대출감독 강화, 바젤2 시행 등으로 대출을 계속 늘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외화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거나 발행 프리미엄 상승 등으로 차환 발행이 지연되는 상황 등에 대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은행의 자금 사정이 좋아지려면 조달 여건이 개선되거나 대출이 줄어야 하는데 어느 쪽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급격한 충격에 대비해야 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